2010-10-01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이랜드의 새로운 도전-직매입 유통 ‘NCC’


여성복 A사는 내년부터 NC백화점에서 운영하는 NCC에 참여하기로 했다. NCC는 이랜드 NC백화점이 운영하는 직매입 점포로서 매장 구성과 판매, 재고관리까지 백화점에서 모두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다. 롯데와 현대 등 경쟁 백화점에서 특정 아이템에 대해 직매입을 진행하고 있지만 NCC처럼 별도 매장은 전개하지 않는다.
NC백화점은 9월말 현재 가든파이브점을 비롯 4개 점포에 NCC를 운영 중이며,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서 전개 중이다. 남성복은 「지오지아」 「킨록2」 「코모도」 「본」 「프랑코페라로」 등 5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으며, 여성복은 「온앤온」 「비지트인뉴욕」 「톰보이」 「아니베에프」 「데코」 「이엔씨」 등 10여개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A사 대표는 “최근 백화점 매출이 하락하면서 판매 수수료와 판매사원 인건비, 인테리어비가 부담된다. NCC는 생산원가의 20% 이상의 마진이 보장된 가운데 완사입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패션업체 입장에선 한번 해 볼만 하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NC백화점은 품평회 단계부터 참여해 아이템과 컬러별 수량을 결정하며 브랜드에선 해당 상품에 대해선 ‘Only NCC’를 인정해주고 있다. NC백화점은 지난 5월 가든파이브점 오픈과 함께 NCC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점포 수를 1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NC백화점의 노력에 비해 패션업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다수 브랜드가 편집된 탓에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부터 판매가에 대한 소비자 신뢰, 재고 누적에 따른 무리한 행사 등 한계가 많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상품 매입을 진행하고 있는 NC백화점의 전문성이 부족해 브랜드 측 기획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요구하는 상품 종류는 많은데 비해 물량도 100장 안팎(컬러별)의 소량으로 이뤄지고 있어 업무량만 늘어나지 실질적인 도움은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현재 NCC와 거래 중인 패션업체는 10여 개사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월상품이나 기획상품을 취급하는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사적인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에서 전문성 갖춘 인력을 내세워 브랜드별 특성에 맞는 상품을 보다 압축하고 수량을 늘려야 한다. 유통업체에서 찍은 상품을 다른 매장에서 판매하지 못한다면 브랜드에선 그만큼 기획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더욱이 수 백장 단위의 물량은 그만큼 코스트가 올라가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다 발전적인 측면의 의견도 제안했다. 한 여성복 업체 대표는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돼야 한다. 브랜드나 유통업체가 편한 형태를 고집할 것이 아니고 ‘왜 매입이고’, ‘편집이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서 직매입을 선택했다면 매장 운영은 통합해 비용을 줄여야 하고, 상품은 다양하고 물량이 풍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점포에 대한 가치를 만들어 홍보해야 하며, 초기에 상품에 대한 자신이 없을 때는 직매입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위탁으로 하더라도 적정 수수료를 책정하고, 브랜드별 이미지를 지켜주면 패션업체 시각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리테일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물건만 매입한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매입한 상품에 대한 VMD에서부터 판촉 프로모션, 사후관리 등에 투자함으로써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미지’와 ‘실리’를 모두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자가 가든파이브점 내 남성복 NCC 매장을 방문했을 때도 30여분 매장을 둘러봤지만 응대하는 판매사원은 없었다. 이랜드가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를 위해 ‘직매입’을 내세웠지만 전문성과 사전 준비가 부족한 탓에 아직까지 효력이 미비하다는 것이 패션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이랜드는 최근 전문인력을 대거 매입 전문인력으로 재배치 하는 등 여전히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를 위해 ‘직매입’을 내세운 이랜드 그룹이 소비자들이 즐겨 찾고, 입점 패션업체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을 찾아 제안해 주기를 패션업체들이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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