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지고 한남동길 뜬다

2010-09-17 김양민 기자 kym@fi.co.kr

한강진역~이태원 입구 일대 임대료 두배 껑충



지난 몇 년간 서울의 가장 핫한 거리로 명성을 떨쳐온 신사동 가로수길이 그 관록을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길은 한강진역에서 이태원 입구까지 이어지는 ‘한남동길’과 가로수길 뒷길로 불리는 ‘세로수길’이다.

가로수길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정취와는 멀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뉴욕의 소호와 유사한 풍경, 다양한 형태의 아기자기한 매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새 대기업, 해외 명품 매장 등의 등장으로 임대료가 올라 빈티지숍, 디자이너 브랜드가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유니크한 매장이 사라지자 나름의 스타일을 즐기던 멋쟁이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제일모직의 「꼼데가르송」이 입점한 한남동길이 ‘제 2의 가로수길’, ‘이태원 가로수길’ 등으로 불리며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한강진역에서 이태원 입구까지 1km에 달하는 이 거리는 양쪽으로 음식점과 의류 매장이 고르게 분포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작년보다 땅값과 임대료가 올랐지만 신사동 가로수길 보다는 저렴하다. 일대 부동산에 확인한 결과 3.3㎡(1평)당 7000만~800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고, 임대료는 대로변 1층 231㎡(70평) 월세가 600~700만원이다. 대로변의 경우 매매 및 임대 물건이 나와있지 않다. 의류 빈티지숍이 몰려있는 이태원역 뒷길의 경우 16.5㎡(5평) 매장이 권리금 2000만원(보증금 1000만원 별도)에 월세 7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계약할 수 있는 건물이 없다”고 말했다.  한남동길의 가장 큰 장점은 강남과 강북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고, 이태원의 독특한 문화가 20·30대 층에게 흥미로움을 전해주고 있다.

한남동길은 갤러리, 의류 매장, 고급 레스토랑 등 뒤섞여 나름의 문화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이태원역 부근에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머렐」 「컨버스」 「리복」 등 스포츠 브랜드가 다수 들어섰으며, 골목골목 빈티지숍, 디자이너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고 있다.

한남동 길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곳은 세로수길이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 양옆 골목을 의미하는 말로 젊은이들의 재치가 돋보이는 이름이다. 가로수길 대로변에 대기업 플래그십 스토어와 대형 커피 매장이 등장하자 소규모 카페와 빈티지숍들이 뒷길로 눈을 돌린 것. 세로수길이 가로수길보다 오히려 트렌드하다는 평이다. 또 발품을 팔아 매장을 찾아오는 마니아적 성격의 개성 강한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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