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패션 왕국 꿈이 영근다

2010-08-20 정창모 기자 

한섬 인수하면 업계 5위 도약… 지각변동 예고

SK네트웍스가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중견 의류 업체 한섬을 인수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그 동안 인수 합병(M&A)설이 제기됐던 SK네트웍스와 한섬은 조회 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합병 추진 사실이 확인됐다.

패션사업 부문 강화 신호탄
SK네트웍스는 패션 사업 성장 방안의 일환으로 최근 ㈜한섬의 인수 조건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 가격,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SK네트웍스가 (주)한섬 인수와 관련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 후 불과 3개월여만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한섬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패션 사업을 6대 신 성장 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재 SK네트웍스는 스마트 학생복, 오브제, 오즈세컨, 하니와이의 자체 브랜드와, 해외 론칭 브랜드 등 많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패션 부문 매출은 고작 3513억원으로 업계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현재 패션 업계는 그룹사를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위는 이랜드로 1조3000억여원, 2위는 제일모직 1조2245억원, 3위는 LG패션 9222억원이며, 코오롱은 내부 구조 개편으로 매출이 분산되었만, 기존의 코오롱스포츠나 FnC코오롱 등 주력 군이 8000억원 수준, 캠브리지코오롱이 2000억원 전후로 1조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즉 SK네트웍스가 현재 매출 규모 3800억원의 한섬과 합병하면 7000~8000억원 이상으로 단일 기업 기준으로는 4위 그룹 통합 기준으로는 5위권에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복종으로만 본다면 여성복 업계에서는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우선 이번 합병은 양사의 경영진의 의견은 합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0세의 고령으로 더 이상 한섬을 경영하기 힘든 정재봉 대표와 패션 사업을 육성하려는 SK네트웍스간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인수 측인 SK네트웍스 의류 부문은 대부분 수입 브랜드로 구성돼 있어 마진이 낮은 반면 한섬은 자체 브랜드를 보유, 고객 충성도가 높고 여성복을 중심으로 규모와 수익성도 높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인수 가격 4000억 전후 될 듯
우선 업계나 투자 기관에서는 SK네트웍스가 한섬을 4000억~50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정한 인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지분 34%를 약 2000억원 정도라고도 평가되고 있다. 우선 이번 합병에 대해 한섬은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는데 이번 M&A로 한섬의 성장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SK네트웍스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무엇보다 투자 정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크다는 것인데 그 동안 SK네트웍스는 한섬 인수에 대한 소문이 많았으나 이를 줄곧 부인해왔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수 가격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한섬 지분 34%와 경영권을 인수하는데 알려진 대로 4000억원을 지불할 경우 주당 4만 7800원 가격으로 한섬의 시장 지위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는 평.

합병 후 경영 전망 설왕설래
중소 기업 중심의 패션 산업이 대기업의 패션 산업으로 재편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제쳐두고 양사의 합병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기존의 대기업 브랜드들과 달리 폭넓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한섬의 파워 브랜드들이 많아 안정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할 것이고, SK의 자금력과 유통망이 더해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여성복뿐 아니라 의류 시장 전체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통상적으로 여성복 사업은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왔던 만큼 유행이 급변하는 여성복 시장에서 대기업의 느린 의사 결정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한섬의 '브랜드 파워'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 2007년 오브제를 인수하면서 창업주인 강진영, 윤한희 두 디자이너를 동시에 영입했지만 결국 '결별'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인수 후 '한섬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번 합병이 성사된다면 분명 SK네트웍스는 패션 업계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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