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KC 마크’인가?

2010-03-12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옷 한 벌 검사에 50만원, 구두 한 족 30만원 추가 비용

사례1 : 경기도 광주시의 구두 생산업체 A사는 최근 새롭게 도입된 ‘KC마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디자인을 검품받는 비용만 30여 만원이라 세 컬러면 90만원, 여기에 예전엔 한 족이었던 것이 두 족으로 늘어남에 따라 개발비는 2배로 오른 8만원, 서울 가산동 검사소까지 퀵서비스 비용까지 더하면 한 디자인에 평균 100여 만원이 들어간다. 원칙적으로 KC마크 인증에 필요한 검사비는 판매 회사인 B사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중소 납품업체에서 지불하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다.

사례2 : 중저가 아동복 회사 C사는 한 시즌에 500여 디자인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KC마크’ 인증에 필요한 검사비용으로 한 디자인에 50만원(점퍼 기준)을 지불하고 있다. 원부자재 구매에 앞서 검사를 거쳤지만, 다시 완제품에 사용된 소재를 일정 규격으로 절개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검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2배 가까운 ‘급행비’까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이 회사는 이번 시즌에만 검사비로 3억원 넘게 지불했다.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KC 마크’에 대한 국내 섬유 및 패션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KC(Korea Certification) 마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 보건, 환경, 품질 등의 법정 강제 인증 마크를 국가적으로 단일화한 것으로서 2010년 1월 1일부터 모든 의류 제품에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이에 따라 kps, 검, EK, 안, MIC 등 기존 관련 마크들이 KC 마크 하나로 통합된다. 그러나 KC 마크의 전면 시행 2개월이 지난 3월초 현재 이 법안은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비용만 가중시킨다는 원성과 함께 산업 경쟁력마저 떨어뜨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 패션업체 경영자는 “공산품에나 필요한 품질인증 및 안정 기준을 감성산업인 패션산업에 적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이미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선택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리테일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패션은 라이프 스타일이 매우 짧은 산업이다. 세계적 추세도 이미 「자라」 「H&M」 「유니클로」 등 패스트 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비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꼴”이라며 지적했다.

업체들은 올 1월 법안이 실행된 후 평균 5배의 검사 비용이 추가 발생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관련 부처인 지경부는 법안 시행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부랴부랴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늑장 행정을 펼친데다 공청회에서 불거진 업계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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