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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좀 입는다는 남자들이라면 한 벌은 꼭 갖고 있는 수트의 지존 에르메네질도제냐가 론칭 1000년을 맞았다. 기존의 유럽과 북미 시장의 로열 팬들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심지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도 시장에서도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에르메네질도제냐는 2009년 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9%의 수익 하락을 경험했지만 2010년 올 한해 전망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맨스웨어 선두 주자라는 자긍심을 다시 한번 발휘활 것으로 기대된다.
에르메네질도제냐 맹공격
제냐의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불안의 터널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만큼 맹목적 핑크 빛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면서도 세계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돌았고 럭셔리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만큼 공격적 성장 정책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100년이라는 브랜드의 전통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신뢰, 그리고 다양해진 시장이 제냐의 성장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는 입장이다. (제냐의 세계 각국에 5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수익은 전년대비 8% 하락한 15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실제로 럭셔리 브랜드들은 올 한 해가 럭셔리 시장의 ‘재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경기 침체로 고가의 수트 구입에 망설였던 남성복 시장에도 봄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밀라노 2010/2011 맨스웨어 주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동안 움추렸던 남성복 시장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올 한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냐 또한 올 한해 브랜드 성장 방향을 ‘유럽의 전통과 유럽 시장에 대한 재투자로 잡고서 파리와 비엔나, 암스텔담, 아테네, 뮌헨 등지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방침인데 이와 함께 중국 시장 본토 시장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맨스웨어 시장에서 위치를 더욱 고양한다는 전략을 함께 진행하고 있어 유럽과 중국이 에르메네질도제냐의 매출 의 양 바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머징 마켓이 에르메네질도제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달하며 올 한해 제냐는 20여개 글로벌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한편 2010 에르메네질도제냐의 분위기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블루와 그린, 그레이 컬러를 주조로 니트컬러가 달린 폴로네크와 자켓, 샤프 턱시도 등 클래식하면서도 캐쥬얼한 감성이 분위기를 더하는 스타일로 구성되어 2010 남성복 트렌드 전반을 지휘하는 ‘여유있고 캐주얼한 분위기’와 나란히 하고 있다. 이는 최근 맨스웨어가 클래식 수트도 보다 ‘좀더 모던하고 캐주얼하게’ 변모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서 남성 소비자들의 욕망과도 잘 부합되는 모습.
밀라노 패션계, 남성복 경기 기대
남성복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 몇 년간 움추려 있던 밀라노 패션계도 올 한해 남성복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그 동안 자금 확보와 재고 완화를 위해 투자를 꺼려왔던 이탈리아의 맨스웨어 디자이너들은 크리에이티비티가 반영된 디자인과 제품 투자에 나섰고 한동안 외면했던 화려한 칼라도 과감히 도입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밀라노 맨스웨어 주간에 참석한 디자이너들과 경영진들은 2008년 말부터 2009년 상반기에 남성복 시장을 초토화시켰던 매출 부진이 멈췄다면서 올 한 해가 새로운 맨스웨어 시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럭셔리 제품의 매출이 8% 하락한 22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유럽과 중국 등 일부 이머징 마켓이 럭셔리 소비자들이 긍정적 소비 신호를 보이기 시작한 올 해가 부진했던 맨스웨어 시장의 막힌 혈관이 풀어질 시점으로 기대되는 상황.
그도 그럴 것이 값싼 중국 원자재와 제작 노하우로 글로벌 맨스웨어 시장을 침투한 중국과 이머징 마켓의 진군 앞에 불안을 느꼈던 밀라노 맨스웨어 디자이너 시장은 불황의 칼날이 걷히면 움추렸던 소비자들이 다시 통성과 자존심을 갖춘, 럭셔리 남성복 투자에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기 이전부터 이탈리아 어패럴 업계는 값싼 노동력과 생산 능력을 무기로 국제 텍스타일/어패럴 제조업계를 파고든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잠식으로 위기감을 느껴왔는데 글로벌 금융 불안이 가중되면서, 불안의 골은 더욱 넓어진 상태였다. 아르마니나 베르사체 등 유명 패션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는 패션 국가이자 고품질의 텍스타일/어패럴 제조 및 수출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이탈리아 패션계이지만 낮은 인건비와 대량 생산체제, 서구 패션 브랜드의 하청업체로 다년간 닦은 제작 실력으로 무장한 아시아 어패럴 업체들의 물량공세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소규모 가족 비즈니스 형태로 어패럴 제조업을 이어왔던 많은 이탈리아 어패럴 업체들은 폐업에 몰리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 작금의 이탈리아 패션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경기 침체로 럭셔리 어패럴 수요가 급감하면서 2009년 이탈리아 어패럴 업계의 수익은 전년대비 5% 이상 하락, 럭셔리 패션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손상을 입은 바 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자 텍스타일, 슈즈, 아이글래스, 가죽 등 이탈리아 어패럴 업계의 대표자들은 지난해 어패럴 노조회의를 소집, 베를루스코니 수상에게 이탈리아 패션계에 불황의 여파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처방과 어패럴 업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기 했다. 이들은 특히 패션 사업이 이탈리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패션 사업 보호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이탈리아의 국가적 경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그 정도로 이탈리아 패션계가 느끼고 있는 불안은 심각한 상황.
밀라노 남성복 업계의 슬럼프 탈출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패션을 관장하는 이탈리아패션성(National Chamber of Fashion)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중국과 이머징 마켓이 가격을 무기로 맨스웨어 시장을 침범하는데 대처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등 ‘Made in Italy’ 맨스웨어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이탈리아 패션성은 2010 한해 이탈리아 맨스웨어 브랜드가 부진을 털고 찬찬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완연한 회복기는 언제쯤으로 전망하고 있을까? 일단 올 봄/여름 시즌 남성복 주문량은 지난해 대비 극적 증가세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매출과 주문 모두 확연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 다행인 것은 올 상반기 매출을 점칠 수 있는 1월 소매 매출이 긍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이탈리아의류텍스타일협회(Sistema Moda Italia)는 최근 이탈리아 패션 업계가 다른 부문보다 빨리 회복세로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살바토레페레가모는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시장의 럭셔리 맨스웨어 시장이 가장 먼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며 올 한해 ‘약하나마 매출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결국 소비 심리 회복이 관건
문제는 불황으로 구매 결정을 보다 조심스럽게 내려왔던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소비자의 모습을 되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단축될 수 있는가 하는 것. 즉 2010년 맨스웨어 시장이 긍정적 방향을 점치게 하고 있지만 맨스웨어 패션계가 기대하고 있는 극적인 반전, 혹은 완만한 상승세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의 적극 소비 심리 회복이라는 분석이다.
어찌 보면 불황은 럭셔리 시장을 혼란시켰던 거품 소비와 로열 소비자들을 걸러내는 환경을 조성, 럭셔리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는 지금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금 되찾게 되면 그 신뢰감이 보다 장기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기회가 되는 매력적 기회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시즌 돌체&가바나, 프라다, 베르사체 등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의 매장에는 이탈리아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목마름을 간절히 드러내, 밀라노 패션계의 굳은 표정을 풀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