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 정취 망칠라
2010-01-29 김양민 기자 kym@fi.co.kr
패션 대기업 잇단 진출로 소호 거리 이미지 퇴색
‘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압구정, 홍대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패션 진앙지로 꼽히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제일모직, LG패션 등 대기업의 입성이 줄을 이으면서 새로운 트렌드의 흐름이라는 옹호론과 기존의 분위기를 잃어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이 알려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뉴욕의 소호가 연상되는 뉴욕풍의 빈티지숍과 유니크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매장이 들어서면서 20대 여성층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입소문과 매스컴의 주목을 받게 된 가로수길은 지난 몇 년간 급속하게 변모해 대기업의 플래그십 스토어나 고가의 해외 브랜드를 판매하는 아웃렛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4월 패션 아웃렛과 카페가 합쳐진 ‘일모&까페’를 오픈했다. 230㎡(70평) 규모의 아웃렛은 가로수실 중앙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요지중의 요지로 꼽힌다. 패션 매장과 코스메틱 코너, 테라스 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에는 제일모직에서 수입 전개하는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시즌 오프 아이템을 1년 내내 할인판매 한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가로수길에 「구호」의 팝업 스토어를 한정 기간 오픈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LG패션은 지난해 9월 「질스튜어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온통 핑크 일색인 이 매장은 외관에서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질스튜어트」와 「질바이질스튜어트」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이 멀티 공간은 브랜드만의 로맨틱하고 모던한 감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작년 12월에는 「TNGTW」의 콘셉 매장 ’어나더 파이브 베드룸’을 추가로 오픈했다. 이 매장은 500㎡(150)평 규모의 대형 여성 전용 매장이다. ‘어나더 파이브 베드룸’은 20~30대가 운집하는 가로수길 매장을 통해 「TNGTW」만의 문화 코드를 확산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집단에 파고들겠다는 전략매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루이까또즈」를 전개하고 있는 태진인터내셔날(대표 전용준) 역시 「케이트스페이드」 플래그십숍을 가로수길에 오픈했다. 라이프스타일 토털 브랜드인 「케이트스페이드」 본연의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일 숍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99㎡(30평) 규모의 매장은 기존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의류와 주얼리, 선글라스 등의 소품이 함께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보끄레머천다이징이 전개하고 있는 온라인 전문 핸드백 브랜드 「라빠레뜨」 역시 첫 매장 오픈을 가로수길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패션 대기업의 진출로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올라 소호형 빈티집숍이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견디기 힘들게 되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최고의 명품이 아닌 합리적 가격의 유니크한 가격을 찾아 골목을 누비던 예전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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