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시장 진출 ‘양 보다 질’

2009-11-20 김경환 기자 nwk@fi.co.kr

시장 환경 조사·커뮤니케이션 필수

국내 원단 수출 업체들이 중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 무분별하게 현지 내수 시장에 진출하려는 상황을 우려하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고가 원단 수출이 가능한 중국 내수 시장에 한국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지난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전시회에는 86개사 1300㎡ 규모의 공동관을 포함해 100개사가 넘는 국내 업체가 참가, 엄청난 상담 실적을 거두며 중국과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전시회에 참가했던 업체 관계자는 “경기 불황을 뚫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패션 및 소재 업체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며 “어려운 때 일수록 서두르기 보다는 철저히 준비하고 돌다리를 두들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많은 업체가 중국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므로 참가 업체의 옥석도 가려야 한다”면서 “준비가 부족하면 잡았던 고기도 놓치고 그물 마저 잃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중국 비즈니스에서의 최대 난제는 대금 결제 부분이다. 위안화 결제가 규정 상 상당 부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물품 선적 후 안정적인 자금 회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내수 시장 진출 세미나에서도 참석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이 많았지만 뚜렷한 해답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틈타 해결사를 자처하는 자칭 전문가나 일부 부적합한 현지 중개상들로 인해 버블이 발생, 시장 가격만 흐려놓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내 대리상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대금 결제를 가능케 해야 한다.

또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유통 경로를 이해하는 우수한 마케팅 조직과 타깃 시장에 적합한 제품 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즉 현지 사정을 알고 현지 트렌드에 맞는 상품 개발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지난 전시회에 참가한 대부분 국내 업체들에게서 차별화된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은 보이지 않고 중구난방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지에서 만난 해외 바이어도 부스마다 특별한 것이 없는 유사한 전시 품목을 의아해하며 “모두가 똑 같다”고 비판했다. 이는 구색을 맞추려는 ‘수퍼마켓식’ 사고에서 비록된 것이란 지적이다.

그리고 대부분 영어가 서툰 중국 내수 바이어의 특성 상 중국어로 상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이는 실질적인 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약점 때문에 중소 참가사들이 대부분 조선족 동포 대리상들에게 의지하게 된다. 바이어 관리를 위해서는 대리상이 필수적이지만 자금력이 뒷받침된 홀세일러 수준의 신뢰할 수 있는 현지 대리상이 요구되고 이를 무시해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업계 전문가는 “전시회 공동관 구성에 앞서 지역 전문가를 통한 시장 환경 조사와 마케터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앞장서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시장에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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