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 마크’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도입 취지와 제조연월일 표시 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KC(Korea Certification) 마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 보건, 환경, 품질 등의 법적 강제 인증마크를 국가적으로 단일화 한 것으로서 2010년 1월 1일부터 모든 의류 제품에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제도다. 공산품 안전 및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가가 이를 보증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이에 따라 kps, 검, EK, 안, MIC 등 기존 관련 마크들이 KC 마크 하나로 통합된다.
그러나 KC 마크의 시행에 대한 사용 당사자인 패션업계 반응은 달갑지 않다. 감성산업인 패션산업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공산품에 필요한 인증 기준과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패션업체 경영자는 “공산품에나 필요한 품질인증 및 안전 기준을 감성산업인 패션산업에 적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논리에 맞지 않는다. 물론 소비자들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체 유해한 화학성분 규제나 세탁관리 규정 등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선택기준 또한 명확하다. 이미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선택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리테일(Retail)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연월일 표기 건은 더욱 민감하다. 의류 제품은 제조업 특성상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전에 생산하는 것이 관례지만 제조일 기준으로 표기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철 지난 재고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도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그린 패션(green fashion)’을 강조하고 있는데, KC 마크는 이와 역행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섬유 및 의류 제품을 새롭게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환경을 사용하고, 오염시키는 과정이다. 이런 이유로 ‘리싸이클(recycle)’이 그린 패션의 핵심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빈티지(vintage) 마켓의 규모가 커지는 흐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제조업자적 발상에서 나온 KC 마크를 잘못 적용할 경우 ‘불필요한 쓰레기 양산’을 정부에서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다른 패션업체 관계자는 “패션은 유행을 중시하기 때문에 ‘新商 여부’에 대해 소비자들이 민감하다. 정부에서 공고한대로 추진 한다면 패션업체들은 철 지난 재고를 판매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패션 상품의 특성을 반영해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시장 진출이 활발한 외국계 기업들도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자라」등 SPA 브랜드들은 “일반적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최대 1년 이전에 생산하는데, 이럴 경우 제조일과 판매 시기가 1년 이상 차이가 나게 돼 소비자의 불신을 살 수 밖에 없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