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6 김정명 기자 kjm@fi.co.kr

신세계 ‘입점 포기땐 3000만원 배상’ 계약서까지
롯데 영등포점도 대대적 리뉴얼 정면승부 예고
롯데와 신세계가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를 오는 8월 서울 영등포에서 펼친다. 2004년 신세계 강남점, 2005년 명동 본점 신관, 2006년 본점 리뉴얼 오픈에 이어 올 3월 부산 센텀시티까지 맹렬한 기세로 영토 확장을 계속해온 신세계가 8월에는 영등포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신세계는 기존 영등포점이 규모에서 밀리자 경방과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두 점포를 통합해 롯데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가 경방필백화점의 위탁 경영을 맡아 두 점포를 연결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해왔다. 또 서남부 지역 최대 유통 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경방 타임스퀘어와 연결되어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롯데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명품을 주축으로 한 매장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 영등포점은 매장 면적이 4만3306㎡(1만3100평)으로 백화점과 타임스퀘어내 쇼핑몰에 명품관도 선보인다. 서남부 지역의 명품 수요를 끌어들여 롯데(영등포점), 현대(목동점), AK(구로점)으로 분산되어 있는 시장 주도권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의 공세에 맞선 롯데는 기존 영등포 상권의 '수성'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롯데는 영등포역사점이 지난 1991년 개점한 이후 개보수 공사가 없어 시설이 낙후한 만큼 대대적인 증축 및 외벽 공사 등 리뉴얼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조치를 통해 6600㎡(2000평) 규모의 영업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내외관도 신규 점포 못지않게 산뜻하게 바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양사가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협력 업체들의 고충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5년 명동 본점 신관 오픈 때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양사간의 ‘입점’과 ‘방어’ 전략은 올해 문을 연 센텀시티에서 최고조에 이르렀고, 이번 영등포에는 ‘배상 각서’까지 등장할 정도가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두로 입점 계약을 맺고도 오픈을 앞두고 롯데의 압력에 못이겨 신세계 입점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생길 것을 대비, 아예 계약서상에 ‘협력 업체가 입점을 포기하거나, 신세계가 입점 조건을 변경할 경우 3000만원의 위약금을 배상한다’는 단서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세계 입점을 결정한 업체들도 가을 백화점 매장 개편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드러내놓고 표현을 못하고 있다. 한 여성복 업체 임원은 “신세계 영등포점이 여러 모로 메리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2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의 가을 매장 개편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의정부, 일산, 대구 등지에서 신세계, 현대의 추가 출점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때마다 협력 업체들을 압박한다면 국내 패션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적 요인이 백화점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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