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그곳에 가면 유행이 있다
2006-02-14 박찬승 기자 pcs@fi.co.kr
「두타」, 유행 진원지… 명동, 압구정도 여전히 각광
한때 해외 유명 브랜드의 최신 상품을 입기만 해도 옷 잘 입는 소위 패션 리더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등 미디어의 발달과 해외여행의 일반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패션의식은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여기에 합리적인 소비행태 만연으로 유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현격히 약화됐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일방적인 제안을 따라하기만 해도 패션 리더가 되던 시절은 끝난 지 오래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오히려 이들의 향상된 패션 욕구를 따라잡기 위해 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다.
진정한 패션 리더는 자신이 원하는 패션 욕구를 충족키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브랜드와 보세의 경계도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다. 이들이 먹고 즐기는 것은 유행이 되고, 이들이 가고 자주 찾는 곳은 유행 발신지가 되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를 긴장시키는 이들이 넘치는 패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로 찾는 곳은 어디일까?
유행 발신지는 ‘보세’
보세가 패션 리더들의 욕구 충족의 중요 루트가 되면서 동대문이 패션 유행 발신지로 재조명 받고 있다.
동대문 보세 상품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스 비즈니스화되면서 획일화된 브랜드 상품과 달리,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상품을 접할 수 있기 때문.
동대문 생산 형태가 다품종 소량생산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을 시험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디자인을 원하는 패션 리더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여성복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에서도 구색상품이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상품을 선보이지만 수십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제안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잘 팔리는 디자인 위주로 상품을 제안하기 때문에 시즌이 경과될수록 차별성이나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 동대문 비즈니스 형태는 매장이 몇 개 없기 때문에 그러한 부담 없이 시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보성과 신세계인터내셔널, 온앤온 등에서 근무하다 최근 두타에 진출한 디자이너 이경하 씨는, “브랜드의 경우 새로운 시도나 디자인을 제안할 때 품평회 등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이리저리 재보게 마련이지만, 동대문은 오너 1인 중심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마음에 내키면 바로 진행할 수 있다”며 동대문에 트렌드세터가 몰리는 유행 발산지가 된 요인으로 동대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꼽았다.
보세가 패션 리더의 관심을 끌며 유행 발신지로 대두되자, 주류 유통인 백화점도 동대문 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동대문을 비롯한 가두상권 브랜드들을 모아 지난해 12월 영플라자 6층에 편집숍을 오픈했다. 고객들 반응도 나쁘지 않아, 멀티숍 「주마」는 일평균 160만원을 팔고 있다. 이에 롯데는 최근 이 브랜드를 청량리점(2.18)과 잠실점(3.11)에 추가 입점시켰다. 주얼리 브랜드인 「자하라」도 영플라자에서 좋은 반응에 힘입어 최근 본점 지하와 잠실점 9층에 추가 입점시켰다.
동대문에 대한 가두상권 점주들의 관심도 커지고, 명동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랜드 매장을 보세 등 사입 매장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또 일부 브랜드 매장에서는 동대문에서 트렌디한 상품을 사입해 함께 파는 경우도 목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동대문 상품을 사입해 멀티숍 형태의 스토어 브랜드를 만들어, 가두상권 진출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 유행 발생지는 어디인가?
벤처 상인들이 많은 두타가 신흥 유행 발신지로 부상하고 있다. 두타는 2002년부터 지하 1층에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특화 존 ‘두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두타 콘테스트와 브랜드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자체 브랜드로 입점해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상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까지 하고 있다. 이 중 「양파주머니」는 지난 2월 말 7개 매장을 터 실 평수 24평 규모의 대형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일본 풍의 차별화된 상품력을 앞세워, 일평균 500만원 전후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양파주머니」는 최근 중심상권 가두영업도 펴고 있다. 이미 이대와 명동에 직매장을 오픈, 월평균 1억5천~2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성복 「갸하하」와 「제이문」은 지난해 12월 초 롯데 영플라자 6층에 입점, 일평균 70만원 가량 판매하고 있다. 정동혁 롯데 매입부 팀장은, “매출은 높지 않지만 이들 브랜드는 실구매자가 10대란 점에서 20대 오피스걸 중심의 기존 브랜드와 차별성을 띠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재미와 색다른 만족을 주고, 영플라자 콘셉트를 젊게 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하 1층 「유아낫얼론」과 「파피레드」 「초옥」 「공감」도 차별화된 상품력으로 패션 리더들이 많이 찾고 있다.
두타는 두체에 이어 지난해 4월 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