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연륜으로 남성복 위기 탈출

2009-02-27 김동준 기자 donzuna@fi.co.kr

훈남 스타일 쥐락펴락 ‘맏언니’들의 요즘 생각은…






올 초 주요 패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기 전망(본지 436호)에서 국내 패션 시장은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를 경기 상승의 시기로 내다봤다. 특히 남성복 시장은 경기 상황이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치는 복종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매우 민감하다.

경제위기 속에서 상품기획실 개편으로 쇄신 방안을 찾고자 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간 상품기획을 이끌어 온 경력과 연륜이 곧 능력이라는 점에서 상품기획실 수장의 노하우와 전략 등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경력 20년차 디렉터급 디자이너들은 외환위기와 카드 대란 등의 산전 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들이다. 하반기 경기가 되살아 날 경우를 대비해 올 F/W 상품기획을 한창 준비하고 있는 남성복 ‘맏언니’들의 의견을 들었다.




디자이너 생활 20년 동안 매시즌이 위기이자 기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 발빠르게 대응하는 마케팅과 QR 생산이 중요





남성복 시장 불확실성 여전



올 하반기도 남성복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4명의 디렉터 모두 의견을 같이 했다. 시장경기 추이를 살피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로가디스」와 「로가디스그린」를 총괄하고 있는 장형태 디렉터는 “이제 경기지수로 남성복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경우의 수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 해야 한다”며 반응 생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TI포맨」 구희경 본부장은 “외부 환경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침체된 경기가 살아날 때 더 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변하고 있는데 그 동안 공급자들은 땜질식 매출 메우기에 급급했다. 이제 로컬 브랜드끼리의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대체적으로 올 하반기까지 남성복 시장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압도적이다. 경기가 되살아 나도 남성복 시장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더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수진 이사도 “남성복 디자이너로 20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국내 남성복 시장이 호황이라는 말은 들어 본적이 없다”며 “항상 위기였고, 기회였다”고 남성복 시장의 특성을 설명했다.


올 F/W 주목할 아이템&키워드

상대적으로 수트의 포션이 적은 「TI포맨」 구희경 본부장을 제외한 3명의 디렉터들은 수트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아이템으로 꼽았다. 비즈니스 캐주얼 착장으로 예전에 비해 물량은 줄었지만 매출 기여도를 감안할 때 수트는 여전히 남성복 대표 아이템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형태 디렉터는 “그 동안 남성 포멀 시장은 수트를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더 이상 물량과 영업력만으로 브랜드 외형을 늘리는 것은 브랜드의 수명을 단축 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클래식 무드를 재해석한 다양한 재킷 류를 선보여 비즈니스 캐주얼 착장 확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은미 디렉터는 “「지이크」의 수트 비중은 70%에 달하고 판매율 또한 높은 편이다.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다”며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소비자들에게 ‘지이크 스타일’을 인식시키는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시즌 코트류가 3차 리오더까지 나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었다. 올 F/W 에는 소재를 고급화 시킨 트렌디한 코트와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도 1~2 스타일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모」의 김수진 이사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수트를 제외한 주목할 아이템으로 아우터는 코트다. 올 F/W에 물량이 늘진 않겠지만 남성 소비자들이 가죽에 관심을 가질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가죽에 대한 관심은 구희경 본부장도 언급했다. 하지만 어번 캐주얼을 표방 하는 「TI포맨」과 캐릭터 캐주얼에서의 소재 사용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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