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원도 전략…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2009-01-28 김양민 기자 kym@fi.co.kr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다. 소비자들이 성능이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좋은 기업의 물건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단순하게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으로 경쟁우위에 서기가 어려운 시대가 왔다. 따라서 기업들은 ‘착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 방법을 시도한다. 그 중 사회환원 활동은 기업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고객과 직원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인 듯 하다.

기업의 사회환원은 대외적인 홍보활동과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그러나 기업 홍보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순수하지 못하거나 전략적 도구라는 냄새를 풍기기 마련이다. 결국 소비자의 감성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회환원 활동은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퇴색시키기도 한다.

 「이랜드」 이윤정 간사는 “사회환원이 가지는 1차적 의미는 브랜드 홍보가 아니다”며 “진정성, 투명성, 지속성의 3가지 원칙과 차별화, 파트너쉽의 2가지 전략을 가지고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환원’은 의무와 책임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고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환원은 그 방법에 있어 시민의 문화활동 지원, 기부, 비영리단체에 물적?인적 지원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기를 원하고 또 그러한 자격을 가지게 된다. 그에 대한 보상은 매출 증대나 주가 상승 일 수도 있다.

단순히 많은 돈을 기부하는 식의 방법으로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없어 결국 유명무실한 사회활동이 되어버린다. 사회화원을 통한 이미지의 변화 또는 제고가 기업의 생존과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면 방법론적 측면에서 변화가 요구된다.


주고객인 남성 대신 여성을 공략한 ‘포드’

「포드」는 자동차 업계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둔 회사이다. 「포드」는 수십년 동안 포드 재단을 통해 다양한 공익 활동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사회환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가정 내 남자의 몫이라 여겨졌다. 자동차는 남자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포드」 역시 남성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포드」는 더 이상 이러한 이미지를 원하지 않았고 여성 고객과의 관계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지 변화를 위해 포드는 여성 문제와 관련된 사회환원 방법을 구상했고, 그 방법은 유방암을 대상으로 공익마케팅을 펼치는 것이었다. 유방암을 주제로 안전벨트와 에어백으로 구할 수 없는 많은 생명을 살린다는 슬로건 아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존의 남성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 고객들과도 지속적인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포드」와 함께 유방암관련 마케팅에 참여한 ‘코멘재단’(유방암 연구, 교육, 검사, 치료를 지원하는 단체)의 연구에 따르면 「포드」는 공익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환원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포드」의 역발상을 패션에 입혀보자. 백화점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게 만들기 위해 시계를 걸지 않고, 시간 관념을 없애기 위해 창문을 설치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일차원적인가!

‘파코언더힐(Paco underhill)’은 여성이 남성과 동반할 때 매장에 가장 짧게 머문다고 했다. 여성을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남성고객을 잡아두어야 한다. 백화점은 여성복 층에 소파 몇 개 두는 것으로 남성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 같다.

여가활동시간에 대한 비중과 중요성이 늘어나면서 쇼핑 역시 놀이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남성고객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다. 왜 백화점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여성고객을 위한 것들뿐인가? 매출을 위해 남성 고객들의 시간을 사기 원한다면 소파가 아닌 ‘놀이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적극 활용한 ‘아가방앤컴퍼니’ 수유시설

「포드」가 자신들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성을 위한 공익마케팅을 펼친 반면, 아가방앤컴퍼니는 고유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 2006년 서울역을 시작으로 예술의 전당, 사직구장 등 전국의 공공시설 및 각종 문화시설에 수유실을 개설하여 여성들에게 쾌적한 수유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인테리어와 침대, 유모차 등 필요한 집기를 제공하여 아가방앤컴퍼니의 상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익적인 기업의 이미지를 증대시키는 동시에 체험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내 수유실을 리뉴얼하고 직원은 물론 건물입주 여직원들과 고객들에게 개방하여 직장여성들을 위한 수유공간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아가방앤컴퍼니」의 구본균 대표는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며 모유수유의 우수성 및 중요성 강조와 공익적인 기업 이미지 증대를 위한 수유실 개설 및 지원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2009년은 창사 30주년인 만큼 향후 이러한 활동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따로 똑같이’ 형지어패럴

형지어패럴(대표 최병오)의 경우는 전개하는 브랜드에 맞는 특색 있는 사회환원 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성크로거다일」의 경우 기아대책기구를 통해 판매수익금의 1%를 기부한다. 기부금은 지역아동들의 공부방인 ‘행복한 홈스쿨’의 연간운영비에 사용되고, 전국 430여개 매장에 설치한 ‘희망저금통’으로 불우한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대학교 패션학과를 위해 ‘패션정보관’을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병오 회장은 “전주대학교 패션 전공학생들의 열정과 열의가 남달랐고, 훌륭한 인재들이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지역 대학 인재들이 커가야 지역사회 발전의 밑바탕이 되고, 지역이 발전해야 결국 우리 브랜드 매장이 잘 될 것이니,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고 말했다.

형지어패럴의 또 다른 계열사인 「올리비아하슬러」와 「아날도바시니」는 유니세프와 연계하여 아프리카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기금 마련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이 기금은 교육시설이 낙후된 아프리카 우간다, 아프가니스탄, 몽골 등의 지역에 학교설립 및 학교 수도시설 공급, 학습 교구재, 교사 양성 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50대 여성캐주얼 「라젤로」는 ‘대한 암협회’와 유방암 의식향상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으며, 감성캐주얼 「샤트렌」의 경우는 ‘샤트렌 기금’을 마련 숙명여대에 샤트렌 강의실을 기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형지어패럴의 경우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전개하는 브랜드의 연령대 및 성향을 고려한 사회환원을 통해 고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자발적인 기부 통해 문화적 차이 극복한 이랜드와 남성크로커다일

“사회환원을 통해 이미지의 변화나 마케팅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부차적인 일이다. 진정성의 의미를 담고 싶다”며 「이랜드」 신소라 간사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기 위해 일한다’라는 경영이념에 충실하게 실천되고 있는 「이랜드」의 사회사업에 대해 강조했다.

「이랜드」는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환원의 다양한 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문화관련 사업의 경우 지난해보다 30%가 증가한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사실 「이랜드」 경우 진정성을 담기 위해 사회환원의 홍보활동을 극히 지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 중 가장 많은 3세계 아동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6월 쓰촨성 대지진 당시 신속한 지원은 중국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텐트 제작 및 수송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텐트를 제작 지원했으며, 마음을 담은 편지를 동봉했다. 이러한 「이랜드」의 모습은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상승 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남성크로커다일」 역시 쓰촨성 대지진 피해자 돕기를 통해 사회환원에 앞장서는 동시에 중국 내 브랜드 홍보가 이루어졌다. 「남성크로커다일」 싱가폴 본사와 더불어 전 세계 「남성크로커다일」이 함께 피해자 돕기 성금 마련에 참여했으며, 이러한 기부 모습은 상해동방 TV, changing 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송되었다.

전략적 접근 없는 사회환원의 경우 형식적이고 소모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지속적이고 내실 있는 사회환원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 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의 개척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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