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8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최근 기업 경쟁력을 평가할 때 무엇보다 ‘지속경쟁력’을 우선 순위로 꼽는다.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더 품질이 우수하며, 더 싸게 만들었냐? 또 얼마나 더 판매경쟁력이 있으며 얼마를 남겼느냐? 등 외형과 수익이 기업 경쟁력을 판가름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원가경쟁력과 무리한 외형 싸움은 자칫 수익성을 악화시킴은 물론 자칫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같은 큰 물결을 만날 경우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구(혹은 그들도 모르는)를 채워주지 못해 도태될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 =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 요구
‘환경선취’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새로운 요구 출현, 기존 기업들의 한계상황 봉착 등 세 가지 요소들의 역학관계 속에서 환경선취적 기회가 시작된다.
맛있는 커피에 대한 요구를 파악한 스타벅스가 당시 강력한 경쟁 우위였던 네슬레와 맥스웰로부터 독점적 환경을 선취했으며, 핵가족화와 바쁜 일상으로 저녁 뉴스시간을 함께 볼 수 없는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한 CNN은 24시간 뉴스방송이란 발상으로 6개 통신위성을 가진 세계적인 뉴스원으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도 환경선취에 따른 성공사례는 적지 않다. 웅진코웨이는 정기적인 위생관리와 비용부담이란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상품 판매업을 서비스업으로 업(業)의 개념을 전환시켰으며, 이 분야에서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수기를 시작으로 비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렌탈하우스’란 상품 체험 & 홍보관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여성복 「크로커다일」로 유명한 형지어패럴은 ‘아줌마들은 옷을 사 입지 않는다’라는 기존 경쟁사들의 인식을 깨고 6000억원대 기업을 일궈냈다. 이 회사는 IMF와 이후 많은 가정주부들이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시점에 온?오프 타임 모두 착용 가능한 저렴한 가격의 여성 캐주얼을 내세워 독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고객이 머무는 환경에 유통망 개설
캐주얼 브랜드 「폴햄」은 지난해 가을 파주 프로방스에 점포를 오픈했다. 레스토랑과 카페, 베이커리, 허브공방 등 전형적인 교외형 놀이공간이었지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몰리는 변화를 감지하고 시도했다.
이 회사 박재홍 사장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선진화되면서 사람들은 친환경적이면서 편안한 공간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먹거리와 놀거리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프로방스는 소비자들에게 휴식과 즐거움, 쇼핑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교외형 패션타운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햄」은 프로방스에 이어 지난 12월초에는 춘천 남이섬에 교외형 점포 2호점을 오픈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권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남성 코디네이터 브랜드 「STCO」는 부산, 대구 등 KTX역사에 유통을 확장하고 있다. KTX로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역으로 바뀜에 따라 이들의 주 이동경로인 역사에 유통을 개설한 것이다. KTX 이용자 가운데는 30~40대 직장인들이 많고, 쇼핑에 투자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남성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유통을 선점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오렌지팩토리아울렛은 나들목 상권이란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발함으로써 국내 패션아웃렛 시장을장악했다. 이 회사는 1월 중순 현재 1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월상품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상 유통과 겹치는 상권에서는 판매가 어렵다. 오렌지팩토리는 모든 점포가 나들목이란 특이한 환경에 위치하고 있어 제품 공급과 판매에 있어 독점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영원한 ‘환경선취’는 없다
이처럼 환경선취를 통해 확보한 독점적 경쟁우위라고 하더라도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급급하다면, 그 환경선취는 또 하나의 과거 패러다임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환경선취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비자와 시장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특히 우리 스스로에게 엄격해지지 않으면 언젠가 고객들이 우리를 엄격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선취의 근간에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인사이트(Insight)’가 항상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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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는 라이프 스타일 타운
파주 프로방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대형 레스토랑인 프로방스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카페, 허브화원과 공방, 의류 및 액세서리 편집숍인 프로방스 디자인, 한식당 등을 갖춘 교외형 복합공간이다.
이 곳에는 3월부터 10월까지 연중 성수기이며 평일에는 20대 남녀와 40~50대 주부,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또 토,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500대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늘 붐빈다. 예술가마을인 해이리와 파주 영어마을, 통일동산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연중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9월 프로방스에 「폴햄」이 120㎡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는 20대 연인들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9, 10월에는 8~9000만원대 매출을 올렸으며, 연중 가장 비수기인 12월에도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로방스는 이달 말 7개 매장으로 구성된 새로운 패션타운을 오픈한다. 이곳은 프랑스 남부의 시골마을 이미지로 전체 타운을 꾸몄으며, 생태 하천과 화원 등을 구성해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CK진&언더웨어」 「스위트숲」 「엠폴햄」 「트윈키즈」 「잇미샤」 「수입잡화 편집숍」 등 각 복종별 리딩 브랜드를 선별했다. 매장별 인테리어 또한 내추럴한 주변 환경에 맞게 휴식과 재미적인 요소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트윈키즈는 자체 캐릭터 코니를 활용한 포토존을 만들었다.
프로방스는 오는 3월에는 1200㎡ 규모의 곤충 체험관을 오픈하며, 상반기 중으로 200㎡ 규모의 갤러리 4개동을 건립하는 등 볼거리, 놀거리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전체적인 코디네이터를 맞고 있는 이현모 대표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쇼핑공간에 대한 요구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교외라고 해서 단순히 브랜드나 식당만 결합해서는 한계가 있다. 환경이 다르다고 하지만 곧 유사해짐에 따라 독점적 지위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공적인 교외형 쇼핑타운의 성공을 위해서는 생태와 공공성과 결합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생태하천, 곤충 체험관, 허브화원 등이 생태라면 갤러리를 통해서는 공공적인 가치라고 한다.
이 대표는 “프로방스는 궁극적으로 ‘라이프 스타일 타운’을 만들어 갈 것이다. 쇼핑과 공공성에 주거가 결합되야만 진정한 의미의 라이프 스타일 타운이 가능하다. 주거민들이 취미로 조각품이나 상품을 만들어 생활하면서 소비자를 만나는 곳이 프로방스의 미래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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