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8 김동준 기자 donzuna@fi.co.kr
매스미디어는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또는 방법으로 의·식·주 활동을 위한 지식의 접근 수단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량생산, 대량소비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패션 산업에서 매스미디어는 상품을 좀더 많이 팔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자에게 알리는데 이용되고 있다.
TV만 하더라도 우리는 간접경험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사고를 습득해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매스미디어는 활자 매체인 인쇄 미디어 시대에서 전파 미디어 시대로 발전해왔으며, 커뮤니케이션의 기술개발로 새로운 매스미디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인터넷 미디어는 트렌드를 생산하고 형성하면서 전세계 시장을 하나의 대중문화로 지배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은 패션 관련 콘텐츠를 빠르게 전파하고 있다. 일부 제한된 계층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트레디셔날 미디어 시대에서 인터넷 미디어가 대중화됨에 따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일반인들은 매월 기다리는 잡지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밀라노, 파리, 런던, 뉴욕의 패셔니스타들을 하루 차이로 접하게 되었고 많은 패션커뮤니티의 성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파급력을 갖게 됐다.컬러풀한 스니커즈에 루즈한 요가 팬츠를 입고 매쉬 캡을 쓴 당대 최고의 트랜드새터 패리스힐튼의 모습은 스타일리쉬해 보이고 멋스러워 보인다.
유명 포토그래퍼가 찍은 사진도 아니며 상품을 더 부각 시키기 위한 조명도 없지만 그녀가 착장한 옷과 액세서리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느끼게 한다. 유니폼을 입은 모습만 봐 왔던 축구선수 베컴의 캐주얼한 옷차림과 군밤장수 모자는 ‘비니’라는 이름으로 땀을 찔찔 흘리는 오뉴월에도 강남의 젊은이들을 모두 스머프로 만들어버렸다.
파파라치들이 찍은 패셔니스타들의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힐튼 스타일’과 ‘베컴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사진들은 인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리얼리티가 살아 있어 이미지 전달에 더 큰 효과를 얻게 됐다. 아무리 자연스러운 광고 사진도 이를 따라 갈수는 없는 것이다.
‘디지털 호모 나랜스’가 유행 만든다
지난해 9월 24일 열린 ‘디지털 리더스 포럼’에서 제일기획의 브랜드 마케팅연구소는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15~44세 남녀 600명을 설문 조사해 2008년 소비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을 통해 왕성하게 생산하고 공유하는 특성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디지털 공간이 무한한 스토리 텔링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연구소측은 이를 두고 ‘디지털 호모 나랜스’라고 정의했다.
미국의 영문학자 존 닐이 1999년 낸 저서 ‘호모 나랜스’에서 처음 소개한 호모 나랜스란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디지털 호모 나랜스는 주어진 흥미거리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자신이 관심있는 이야기를 적극 찾아다니는 ‘배낭족’에 비유되고 있다.
이들은 상품정보를 찾을 때 해당 제품의 홈페이지보다 소비자 상품평 과 소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포털사이트 카페)을 더 신뢰하고 선호하는 이른바 ‘위 미디어(We Media)’의 특성을 띠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재조합해 자신의 이야기로 재창조하는 ‘재가공자’가 되는 것이다. 특히 단편적인 일화를 입체적인 정보습득으로 흥미롭게 바꾸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디지털 호모 나랜스의 키워드는 '허세'다.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분위기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사색하는 글을 남기거나 음악과 영상을 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원하기 때문에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과거 스토리텔링은 브랜드가 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제시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소비자들의 이야기 자체에 주목하는 동시에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친절한 UCC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 4대 전통 매스미디어(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상품을 알리는 것은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구조의 스토리 텔링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일기획은 분석했다.
브랜드는 이러한 인터넷 매스미디어에 씨앗을 뿌려야 하며, 상업성이 배제된 리얼리티와 재미를 부여하지 못하면 매스미디어의 기본 역할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작아지게 된다.
지난해 인터넷을 달궜던 '빠삐놈' 열풍은 디지털 호모 나랜스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롯데삼강의 빠삐코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배경음악과 1988년 롯데삼강 「빠삐코」의 광고 음악을 합성한 ‘빠삐놈’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면서 지난 여름 빠삐코 아이스크림은 날개 돋친듯 팔려 나갔다. 롯데삼강은 별다른 TV 광고 없이 돈 한푼 안들이고 매출이 40%나 늘어났다.
이 콘텐츠를 최초 제작해 올린 아이디 ‘Tubebell’은 연예인 못지 않은 스타가 되었으며, 이를 패러디한 수많은 또 다른 버전이 생산되었다.지금은 다른 소재가 힛갤(히트 갤러리)의 중심이 되었지만 지난 여름 강타했던 빠삐코 열풍은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것 같다. 공중파 TV방송의 개그 콘서트에 소재로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소비자들이 참여하고 공유해 급속히 퍼져나간 흥미로운 UCC 한 편이 TV 광고 10편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센옴므」는 지난해 10월 ‘넥타이 매는법’이라는 동영상을 제작해 올려 주간검색어 순위 2위에 오르며 지금까지 재생횟수가 수만 건에 이르고 있다.
동영상 시작전 「지센옴므」의 이미지 광고가 상영되고 동영상이 끝날 때까지 하단에는 「지센옴므」의 브랜드 네임을 노출 시키고 있다.
이 동영상을 재생한 대부분의 네티즌은 넥타이 매는법을 잘 모르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지센옴므」라는 남성복을 알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제 네티즌들의 입소문에 의한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신규 브랜드, 신제품은 이들의 입소문 중심에 있느냐 없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인터넷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스토리 텔링은 상품을 무미건조하게 설명하는 대신 고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던지는 마케팅 기법으로 기업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소비자와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모색과 더불어 미래 브랜드의 모습을 찾아가는데 활용돼야 한다. 인터넷 미디어의 파급 효과는 날로 커져 가고 있어 이제 트레디셔널 미디어는 인터넷 미디어의 공급자 역할 밖에 할 날도 머지 않은 듯 하다.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
마케터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품 광고를 외면 하기 시작했다. 또한 더 이상 기업이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신뢰하지도 않는다. 4대 트레디셔널 미디어는 시장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는 반면 주변 환경을 매체로 사용하는 엠비언트 광고와 인터넷 미디어의 영향력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광고답지 않은 광고에 이미지를 더 빨리 인식하고 있으며, 사실감 있는 리얼리티가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를 잘 개척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 P&G는 「리조이스 린스」 홍보를 위해 전봇대의 전선을 택했다. ‘엉키십니까? 리조이스 린스로 바꾸세요’ 라는 광고 카피를 뒤엉킨 전선 위에 매달아 소비자들에게 엉킨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문구를 포스터 벽보에 붙이거나 인쇄 매체에 광고했다면 그 효과는 이 보다 작았을 것이다.
제일기획의 김홍탁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일상 생활의 모든 주변 환경 모두 미디어가 되었다. 엠비언트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위트와 놀라움을 주고 있어 이미지 전달 효과가 크다”며 “상품 인지도를 쉽게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엠비언트(Ambient)는 ‘주위의’ 또는 ‘주변 환경’ 이란 뜻으로 일상에서 소비자가 접하는 모든 것이 광고 매체가 되고 엠비언트 광고는 새로운 미디어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전봇대도 미디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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