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8 글 권민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

브랜드와 마케팅에도 격이 있다
필자는 1993년 한일합섬에서 시작한 의류업(패션업)을 2007년 3월까지 모라비안바젤 컨설팅 대표로 마감하고 지금은 브랜드 전문지인 <유니타스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패션 기업 전문 컨설팅 대표에서 브랜드 전문잡지 편집인으로 변하다보니 주변 사람들도 많이 달라졌다. 브랜드 혹은 마케팅 모임에 가서 강의를 하면 패션 마케터, 혹은 패션 기업인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1년동안 수많은 마케팅 전문 모임에서 강의를 했는데 이토록 패션인들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패션업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걱정하게 된 것은 저번달 브랜드 학회 모임때이다. 주제는 <유니타스브랜드>가 특집으로 삼았던 ‘고등 브랜드’라는 개념이다. 그날 자리에는 패션을 제외하고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자동차등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임원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브랜드와 문화에 관한 발표를 하면서 패션 브랜드의 사례를 발표하고 있었다.
“치약이 아무리 좋아도 물고 다니지 않잖습니까! 치약 브랜드는 인지도와 신뢰가 높으면 구매하는 저관여 상품으로서 프라다와 같은 개념으로 브랜드를 이해하면 안됩니다.”
“자동차 쇼륨에 가면 자동차와 머리에 올린 꽃다발외에 매장에서 무엇으로 브랜딩을 합니까? 패션은 시즌별로 200여개의 상품, 트랜드, 음악 그리고 칼라와의 조합으로서 옷보다는 욕망의 가치를 파는 것이죠.”
“디지털은 결코 명품이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오래되면 고물이 되죠. 하지만 명품은 손자에게 물려주거나 박물관에 가기도 하죠.”
나의 이야기를 참다 못한 非 패션 마케팅 임원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권민 편집장은 패션업에서만 브랜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패션의 마케팅이 뭐가 있나요? 가격할인과 광고외에는 없지 않습니까?”
몇가지 해외 사례를 들어가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우리나라의 패션업을 보고 사례를 찾아 보라고 하면 없다.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데이빈스도 자신만의 착장 스타일과 라이프 스타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는 자신만의 스타일, 곧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총체적인 개념이 없다.
10년전 IMF때와 지금과 패션 마케팅은 무엇이 달라졌나? 10년전 패션 마케팅 보고서와 지금 만들고 있는 보고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런 현실은 앞으로 패션업이 맞이할 두개의 재앙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첫번째 재앙
지금은 2009년 1월이 아니라 1997년 133월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지금까지 약 4,000일 정도가 흘렀다. 그 후 공황급 시장 침체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무더기 신용불량자가 속출했던 카드 대란, 사스, 조류독감, 북핵 위기, 닷컴 기업의 줄도산, 이라크 전쟁, 태풍 매미, 살인 더위, 대통령 탄핵, 오일 대란 등이다. 좁은 한반도에서 10년 동안 국지적 혹은 일시적으로 메가톤급 경기 악재로 시장이 주저 앉더라도 우리에게는 이상한 믿음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견디면 나아지겠지’
실제로 지금까지 버텨오거나 일시적 성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더는 못 참겠다. 쓰고 보자’식의 우리나라 소비 욕구는 아무리 어려워도 3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다. 시장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한 시즌이 지나면 반등했기에 대부분 기업들은 지금 이런 소비경향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견디고’있다.
매월 15일이 되면 전쟁과 테러를 대비한 민방위 훈련에 전국민이 동참했던 시절이 있다. 30년 전에는 등화관제라는 것도 있어서 모든 집이 소등을 하고 라디오를 청취하면서 자뭇 진지하게 30분간을 어두운 방안에서 보낸 기억도 있다.
낮에 하는 민방위 훈련은 전체 도로가 통제 되어서 거리에는 차 한 대 지나가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하철에 있거나 가게로 들어가서 훈련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전쟁이 터진다면 이와 같은 ‘소나기 피신법’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2009년 초반부터 펼쳐지고 있는 불황극복을 위한 마케팅 행위(절대로 전략이 아니다)로 과연 이 공황급 불황을 견뎌낼 수 있을까? 성장을 위해서 몸집을 키웠다가 갑자기 닥쳐온 세계적 재앙을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정부나 기업도 불황을 대비한 실전과 같은 훈련, 그리고 성공을 위한 단계별 플랜 B를 준비하고 있지 않았기에 당분간 값비싼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시장환란을 통해서 우리가 알았어야 할 불황 대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최근 수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서 경기를 부양하자는 것은 정부와 국민의 염원이다. 그래서 천문학적 숫자의 자금을 어디론가 부어서 무언가 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만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그 무언가가 과연 10년 뒤 혹은 4년 뒤에 갑자기 또 오게 될 불황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소 잃고 다시 소를 키우거나 다른 가축을 키우지 말고 죽지않는 ‘경운기’를 사야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지하 자원이 없고 오직 사람만 있는 우리나라는 잃어버린 황소보다 더 큰 황소가 아니라 철로 된 경운기를 만드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경운기는 브랜드다. 만약에 밀라노 도우모(성당) 근처에서 시장조사를 했다면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며 쇼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태리 거리인지라 이태리 브랜드가 다른 어떤 도시보다 많다. 그런데 그 거리가 뉴욕, 신주꾸, 런던을 비롯한 모든 도시에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명동성당 근처의 명동 상권이 여러 도시에도 똑같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기분일까? 그것을 코리아타운이라고 부를까? 아니면 명품거리라고 부를까?
이번 불황으로 다시 한 번 패션업계에서는 누가 진짜 브랜드인지 가려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승리감은 잠시다. 아마도 가격할인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브랜딩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만한 각종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에 바로 맞이하는 활황시에는 새로운 신규 브랜드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어차피 맞이할 고통이기에 ‘즐기면’ 안되고, 지금부터 브랜딩을 유지하는 차원에서(정확히 말하면 세일 안하고도 견딜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의 불황극복 마케팅으로 2009년 견딜 수 있나?
당신의 브랜드는 성공을 위한 단계별 플랜이 있나?
두 번째 재앙 막기 위한 고유 스타일과 문화가 있나?
두번째 재앙
명동에 나가보면 해외 브랜드들의 초기 적조현상들을 볼 수 있다. 자라, 유니클로, 갭, 포에버21이 한국 시장 접수를 위해서 시험 가동중이다. 곧 모습을 보게될 H&M을 비롯해서 세계 글로벌 중저가 브랜드들이 한국의 시장을 탐색중에 있다. 결과는 과연 어떨까? 런던에 가보면 알 수 있다.
3블럭 건너서 갭과 H&M이 있고, 맨하탄은 교차로에서 갭이 있을만한 건물을 찾아보면 갭이 있다. 물론 중간 자라와 바나나 리퍼블릭도 끼워져 있다. 우리나라도 과연 이렇게 될 것인가에 관한 의구심이 들지만 노래방이 뜨면 모든 빌딩마다 노래방이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충분히 그럴 것이고 생각된다.
베니건스와 TGIF가 미국 본토 매장보다 많다는 것을 상기하고, 대기업 유통회사들이 성장엔진으로 끼고 있는 이런 글로벌 브랜드들의 확산은 시간문제이다. 특히 불황으로 인해서 손쉽게 대형 매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농후해지고, 만약에 달러가 내려간다면 그야말로 우리나라 패션업은 끝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지오다노와 같은 브랜드가 3~4개만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우리나라는 구한말 시대와 비슷하게 된다. 비롯 10년전 IMF때는 우리나라 유통의 흐름을 쥐고 있는 백화점들 때문에 이런 대형 중저가 브랜드들이 못들어왔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백화점들이 주도하는 패션 가두 시장 파괴는 그야말로 대량 학살에 가까운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업의 마케팅의 화두는 무엇일까? 아직도 트랜드 설명회를 하면 수많은 패션업 사람들은 빼곡히들어 앉아서 영국과 미국 어느 트랜드 회사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주장하는지 모르는 어려운 영어단어를 받아 적는다. 그리고 나누어주는 두꺼운 책들을 가져가면서 모든 것이 끝났다는 마음으로 시즌 기획에 들어간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비약이 일반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비약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알기 위해서 A4 두장과 볼펜이면 충분하다. ‘2009년 불황시기를 넘을 기업 전략과 마케팅 전략을 이 두장에 적어 보십시오’ 이런 질문에 익숙하지 않다면 , ‘고객이 경쟁 브랜드보다 우리 브랜드를 사야할 이유 10가지를 적어 보십시오’
이 글을 사장이 읽고 있다면 당장 마케팅 팀장을 불러와서 물어 보면 2009년을 알 수 있다. 만약 직원이 보고 있다면 조용히 사장에게 우회적으로 물어보면 당신의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중 두개의 재앙을 이길 패션 마케팅은 무엇일까요?
1)스타일 2)문화 3)가격 할인 4)구매 마일리지 5)문화행사 지원 6)땡처리
아마 3)번에서 5)까지 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1)과 2)번을 말하고 싶어도 선뜻 결정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패션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타일’이고 그것을 패션업에서 파생된 ‘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패션의 마케팅의 모든 행위는 이것을 구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패션 마케팅이라고 하면 흔히들 말하는 패션지에 노출하는 광고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불황만 되면 먼저 삭감하는 패션 광고는 그 목표를 제대로 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먼저 자기 검증을 해야 한다.
세계 패션 트랜드는 어떻게 돌아갈까? 가장 손쉬운 방법이 패션 광고를 보면서 역학(疫學, epidemiology)조사를 하는 것이다. 패션 브랜드의 아이템은 대략 300여가지이다. 그래서 그 아이템을 보면서 최고 경영자와 아트 디렉터가 무엇을 결정했는지를 알 수 없다. 상품에는 베이직과 트랜드 그리고 그 중간지대 상품이 있기에 역학으로 그들의 트랜드 전략을 찾기란 어렵다.
하지만 광고는 쉽다. 대부분의 광고 결정은 브랜드 최고 전략 결정자가 정한다. 따라서 광고를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관, 경쟁전략, 차별화 그리고 저번 시즌의 고민과 다음 시즌의 준비를 엿볼 수 있다.
저번 트랜드와 앞으로 올 트랜드는 한마디로 ‘날 것(raw)’이다. 절제된 예술보다는 난무한 아이디어를 시작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여과없이 자신들의 칼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어색한 벤치마킹 같지만 황금, 동물, 유화,동상이 세계 광고의 메시지 혹은 배경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패션광고는 아쉽게도 벤치마킹을 할 수 없다.
같은 시기에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끔찍한 경우는 같은 모델이 비슷한 옷을 입고 나올때도 있다. 이것은 트랜드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톤 앤 무드는 럭셔리하게 하고요, 모델의 시선에서 긴장점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옷 칼라가 비비디하니깐 모델의 포즈에서 오뜨 꾸뜨리 브랜드에서 연출하는 것처럼 과장을 많이 시켜주세요, 그리고 저런 포즈를 취하면 저희 가방이 보이지 않으니깐요,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방을 품는 것처럼 동작을 취하라고 해주세요.”
어느 패션 브랜드 광고 촬영 현장에서 오고가는 대화이다. 뉴욕 소호에 위치한 스튜디오까지 따라온 클라이언트 디자인 실장의 광고 방향에 대한 재점검과 명령(?)이었다. 광고 콘티를 들고 있는 광고대행사 디자이너와 광고 기획자들의 눈빛은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과연 클라이언트의 긴급 수정 오더에 외국인 포토 그래퍼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당혹감이 묘한 분위기가 설정되어지면서 분위기는 점점 어색해지고 있다. 통역도 남감해하면서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사진작가는 보그와 엘르에서 요즘 뜨고 있는 작가(다루기 힘든)였고, 모델도 우리가 알만한 명품 브랜드 두서너개의 캠페인을 했던 톱 모델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디자인 실장의 까다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톱 모델과 톱 사진작가로 톱 광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산수식 광고 전략 때문이다. 와서보니 모델에게 광고 촬영 옷을 입혀보니 분위기가 맞지 않았고, 사진작가는 우리가 들고간 광고 시안 그대로 찍기를 싫어했다.
인생에서 제일 황당할때가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저장도 안했는데 갑자기 ‘심각한 오류’라는 메세지와 함께 블루 스크린으로 변해버릴때이다. 그때도 모든 계획이 갑자기 다운이 되어서 작동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고 간다면 패션 브랜드의 스타일을 가장 손쉽게 보여주는 패션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하는 패션 광고는 정말 어렵다. 자동차 광고는 잘 빠진 자동차가 폼나게 거리를 지나가거나 특장점을 분명히 말해주면 된다. 간혹 아쉽다면 ‘소유는 곧 명예입니다, 혹은 당신의 명예를 지켜줍니다’ 뭐 이런 식으로 슬쩍 아부겸 칭찬해주면 된다.
과자나 음식같은 것도 인기 연예인이 나와서 ‘이런 것이 다 나왔네’라는 식의 놀라움과 경의로움을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패션광고는 말을 하면 안된다. 잡지를 넘겨보면 거의 80%가 패션에 관한 광고이지만 그중에서 말을 하는 패션 광고는 1%도 되지 않는다.
‘우리의 옷의 실은 중국산이 아니고 터어키 실을 쓰고 있습니다. 트랜드는 지금 한참 뜨고 있는 북유럽의 모노 아트를 표방합니다. 참고로 이 따뜻한 토끼털이 있는 후드(모자)를 쓰면 얼굴의 체감온도는 약 4도 정도를 보온 할 수 있습니다.’
패션 광고는 이렇게 절대로 말하지 못한다. 그냥 옷을 입고 웃거나, 째려보거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서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브랜드 로고나 간단한 슬로건 단어만 말한다. 이미지에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을 압축 시켜야 한다.
그러니깐 패션 클라이언트들은 자신들의 패션 한 컷에 목숨걸고 필요한 것을 다 집어 넣으려고 한다. 광고톤은 트랜드로 깔고, 메세지는 소도구로 쓰고, 모델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나타나고, 사진의 구도와 뒷 배경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잡고 그리고 브랜드 로고의 위치를 변경 시켜서 브랜드의 리뉴얼을 알리려고 한다. 과연 한장의 사진 혹은 15초안에 이 많은 것을 알리 수 있을까? 결론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15초 혹은 한장의 사진에서 가져야 할 패션광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패션광고의 광고 목표는 ‘스타일 구축’이다. 패션계에서 폴로 스타일 혹은 프라다 스타일라고 말하면 대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폴로나 프라다는 트랜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팔고 있다. 사람들은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 스타일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과 극단적으로 아베크롬비 앤 비치라는 브랜드는 스타일이 없다. 아래위로 하나만 입거나 아니면 모두 벗고 나온다. 하지만 그 브랜드 자체가 미국식 스타일이다. 패션광고의 궁극적 목표는 이미지 광고이지만 제품 광고이고, 제품광고이지만 이미지 광고인 스타일 광고이다. 이 모호한 말은 매장에서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 광고(잡지에서 찢어온)에서 이 여자가 입은 옷좀 주세요, 이렇게 입으면 딱 내 스타일인데.”
광고는 브랜드의 일관성이 있는 이미지를 통해서 이처럼 스타일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패션광고는 모든 트랜드 장치를 버리고 오직 하나만을 강조해야만 스타일이 구축된다.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광고, 스타의 스타일과 브랜드 스타일의 일치가 패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최고의 광고라고 할 수 있다. 광고계에서는 폴로풍, 돌체앤 가바나 픙, 디젤풍이라는 말이 있다.
당신의 패션 브랜드는 어떤 풍인가? 이것이 패션 마케팅이다. 자신의 브랜드가 제대로 스타일을 구축했는지를 알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동안 찍어 두었던 사진과 다른 경쟁자 브랜드의 사진을 모아서 소비자에게 구별하라고 하면 된다.
그러나 디자인 실장만큼 자주 바뀌는 직업이 마케팅 팀장 자리다. 결국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서 경영자가 자신의 브랜드와 광고가 어떻게 작동 되는가를 모르기 때문에 결국 가격할인라는 최악의 마케팅을 하게 된다.
첫번째 재앙이라고 하는 불황은 결국 지혜롭게 견디면 된다. 하지만 두번째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는 해외 브랜드가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문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으로 차별화가 되고 그것 때문에 구매가 일어나야 한다.
이번 불황으로 더 이상 민방위 훈련에 준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은 버리고 이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시장에서 전쟁을 치를 자세로 2009년을 준비해야 한다.
권민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
글쓴이 권민은 현재 브랜드 전문 잡지 유니타스브랜드의 편집장이다. 잡지를 발행하기 이전에는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대표로서 지엔코, 이엑스알코리아, 로만손, 반고인터내셔널 등 국내 유수의 패션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해 왔으며 저서로는 <패션인사이트마케팅> <블랙홀 시장창조 전략> 등 다수가 있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