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는 가두상권

2006-02-13 박찬승 기자 pcs@fi.co.kr

기획연재­2006 가두상권, 이것이 화두 Ⅲ

광주 충장로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K씨. 그는 매출이 나오지 않아 지난 한 해에만 브랜드를 세 번 갈아탔다.

3년간 운영하던 스포츠 브랜드 매출이 떨어진 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는 브랜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지난해 초 소위 가장 잘 나간다는 캐주얼 브랜드 A로 바꿨다. 하지만 이 역시 기대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 K씨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브랜드보다는 의류라는 업종 때문이라고 판단, 결국 지난해 말 지금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재차 바꿨다. 하지만 화장품으로 바꾼 후에도 매출은 의류 매장을 운영하던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K씨는 그제야 매출이 안 나오는 진짜 이유가 브랜드나 업종 때문이 아닌 걸 알았다. 상무와 첨단지구 등 인근에 신흥 상권이 활성화돼 고객과 수요 일부가 그리로 이탈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가두상권 세분화가 열병처럼 전국으로 번지며 패션상권 지도를 다시 그릴 판이다.

전주상권은 롯데백화점이 입점한 서신동상권에 이어 2, 3년 전부터 주거단지인 평화동과 인후동에도 신흥 상권이 조성돼, 상권이 고사동 하나에서 최근에는 4개로 나눠진 상태다. 이에 고사동 권리금이 최근 2∼3천만원 떨어지기도 했다.

광주는 세정아울렛 출현으로 상무지구가 개발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 등이 들어서 있는 첨단지구가 새로운 신흥 상권으로 개발되면서 기존 충장로상권 매출을 잠식하고 있다.

대구는 동성로상권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다아울렛 주변에 지더숍이 생기면서 30∼40대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퀸스로드와 남부터미널상권, 북대구IC 부근 올브렌 등도 새로운 신흥 상권으로 등장했다.

부산은 해운대와 애플아울렛이 들어선 사상, 덕천이 새로운 패션상권으로 떠오르고, 할인점상권으로는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이 높은 효율을 보이며 상권 세분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상권의 경우 인근에 소득수준이 높은 주거단지를 끼고 있어 경기 영향을 덜 받고, 관광객 유입이 많아 비수기가 짧으므로 향후 지속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상권세분화, 중소도시까지
상권 세분화 현상은 중소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구미가 구상권인 구미역상권과 삼성전자 LCD공장이 있는 인동상권으로, 여수는 여수역 근처와 호남정유가 있는 신기동으로 상권이 나눠졌다.
순천과 군산도 최근 아파트 밀집지역인 연향동과 나운동이 신흥 상권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밖에 최근에는 파주와 김포, 여주, 송도 등에 신개념의 상권 개발 움직임이 있어 주변 상권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신도시 개발, 교통 개선, 대형 몰 출현 때문
가두상권이 세분화되는 이유는 신도시 개발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구미 인동, 순천 연향동, 여수 신기동, 군산 나운동 모두 이 같은 경우.
특히 이들 상권은 신도시 거주민 특성에 따라 상권 성격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이 많은 순천 연향동의 경우 캐주얼과 유아동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구미 인동상권의 경우 여성복과 어덜트 캐주얼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가족 단위 인구가 많은 전주 인후동의 경우 어덜트 캐주얼과 아동복이 강하고, 상권도 가두점보다는 이마트·까르푸 등 할인점 형태가 강세다.

교통환경 개선도 이유다. 최근 상권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 부천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주변 경쟁력 있는 신흥 상권 출현도 이유지만 그보다는 부천에서 영등포까지 지하철 직행선이 생긴 것이 더 큰 이유”라며 소비 이탈 이유로 교통 발달을 꼽았다.
이 밖에 수익형 상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상권 세분화의 요인이다.

대형 유통점 출점, 세분화 가속
롯데마트를 비롯해 대형 유통점의 잇따른 출점으로 올해 상권 세분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올해 신규 출점하는 10여 개점 모두 최소 3천 평에서 5천 평대의 대형 숍이고, 새로 늘어난 공간은 대부분 패션매장으로 채워질 계획이기 때문이다.

패션업체들의 매장개설 방식 변화도 상권 세분화를 부추길 전망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매장 교체를 상권 내에서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상권 간 이동을 통한 것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몇몇 상권은 구상권보다 신흥 상권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나눠먹기 우려
상권 세분화는 가두상권 수익성 악화 우려도 낳고 있다.

새로운 수입원과 인구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상권 세분화는 결국 기존 매출 나눠먹기로 이어져 매장당 수익성 악화를 부른다는 지적이다. 고사동에서 「마인드브리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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