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수수료 2% 인상 파문

2009-01-02 장영실 기자 jang@fi.co.kr

“홈에버 인수 투자비 보전 일환 아닌가” 업계 의구심



삼성테스코 홈플러스(회장 이승한)가 최근 입점 업체들에게 수수료 2% 인상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유아동복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입점 업체들은 마지못해 1.5% 수준에서 결론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업체들의 수수료는 28.5%와 28.1%로 결정됐다.

이번 홈플러스의 수수료 인상 요구는 대형마트 사상 초유의 인상분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처음 2%의 인상을 요구한 것은 ‘떡밥’이었고 결국 28.5%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절차라고 분석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요구대로 1.5%의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월 매출 3000만원 규모의 50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는 1년에 2억7000만원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업체의 지난해 수수료가 27%라면, 올해는 수수료만으로 51억3000만원을 내야 하는 형편이다.

통상 3월에 올리던 수수료를 1월 1일자로 앞당겨 인상 요구한 것도 자사 이기주의적 행태로 비치고 있다. 두 달이나 앞당겨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지난해 미진했던 매출을 채우기 위한 유통의 횡포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이번 수수료 인상도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발생된 비용을 신속히 환수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비용을 업체들의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국 테스코 본사에서 1년 안에 수익 전환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본사 직원이 서울에 상주하면서 직접 지시한다는 말도 들었다”며 “한 업체 대표가 찾아가도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돌아올 정도로 강경했다”고 말했다. 이번 홈플러스의 수수료 인상은 비단 이 유통과 입점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홈플러스를 기준으로 여타 유통 업체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가 우려되고 있으며 실제로 한 유통에서는 추가 인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대형 마트가 저비용 구조로 소비자에게 충성할 수 있는 유통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최근 경쟁사끼리 몸집 불리기에 필요한 자금을 입점 업체들에게서 충당할 만큼 변질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영업을 포기한 여러 브랜드를 보더라도, 힘의 논리를 앞세운 일방적인 거래는 지속되기 어렵다. 처음 가졌던 상생의 의지를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수수료의 虛와 實

대형 마트는 백화점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A 브랜드의 경우 수수료가 37% 이지만,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는 B 브랜드의 수수료는 28.1% 이다. 이처럼 표면적인 수수료는 대형 마트가 10% 정도 낮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백화점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A 브랜드는 수수료 37%와 중간관리자 수수료 15%를 더해 52% 정도가 판매 비용으로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마트의 경우 수수료 28.1%와 중간관리자 수수료 15~18%, 판매관리비 5%를 합치면 대략 50%에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되는 실정이다. 대형 마트는 백화점에 비해 매출이 낮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필요하며, 따라서 그만큼 비용이 증가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별 차이가 없다.

문제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매출 차가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3~4배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대형 마트 매출은 백화점에 비해 30~50% 낮은 수준이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B 브랜드의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2500만원 정도이며, 월 매출 1000만원에 못 미치는 매장도 있다.

대형마트의 ‘통마진제’도 문제다. 균일가 판매하는 상품도 정상과 같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어,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재고를 처분해야 하는 업체들은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만 하는 꼴이다. 또 대형 유통의 몸집 불리기로 중복 매장과 비효율 매장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추가 비용도 고스란히 업체들의 몫이 됐다.

B, C 급의 비효율 매장은 아르바이트 비용을 중간관리자에게 부담시키기 어려워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소비자가 조정이 쉽지 않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은 곧 구매 저하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는 태생 자체가 백화점의 고비용 구조에 대한 대안으로 출발했다. 낮은 수수료와 저렴한 가격, 많은 유통 점포수를 무기로 입점 업체와 유통, 소비자의 상생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대형 마트는 그들이 비난했던 백화점의 행태를 고스란히 따라하고 있음은 물론, 규모의 경제라는 무기로 백화점 이상의 착복과 갈취를 일삼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업체 쥐어짜기는 결국 생산원가를 과도히 낮춰 품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소비자가를 인상시키는 결과로 나타난다.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안기는 대형마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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