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기업들이 연이은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와 부채비율 축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미국발 금융 악재 등으로 위기 의식이 높아지면서 생존 차원에서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캐주얼 리딩 기업 지오다노(대표 한준석)는 최근 대구 동성로 직영점을 제일모직에 매각했다. 이 점포는 2004년 복합상가 건물을 지오다노가 인수해 플래그십숍으로 운영해왔다. 1~3층은 매장으로, 4층은 카페, 5층 창고로 운영하면서 그동안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해왔다.
인디에프(대표 김기명)도 대치동 사옥을 매각하고 용인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이 회사는 최근 대치동 사옥을 대치아이비유동화전문유한회사에 100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대부분 세아상역이 인디에프 인수를 위해 차입한 비용을 상환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대치동 사옥 매각에 따라 용인 물류센터를 리모델링해 사옥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리모델링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현재 사무실을 임대형태로 이용할 예정이다.
또 다른 패션기업은 자사 소유의 물류센터를 지은지 얼마 안돼 매각하고 매각 후 임대’(Sales& Lease Back)’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 쇼크와 국내 경기 침체로 불황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내부 살림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위기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견 패션업체 H사도 현재 사옥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 사장은 “몇 해 전 매입한 사옥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은 낮은데 비해 금융 위협요소가 많아 차라리 이 건물을 팔고 사무실을 임대해서 쓰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그나마 건물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어서 매출이 감소해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사례는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다.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패션 기업 상당 수는 갖고 있는 자산이래봐야 절반 이상이 재고상품이고 기껏해야 직영점에 묶여있는 권리금과 보증금 수준이다. 한 업체 사장은 “그래도 10년 전 IMF를 겪으면서 우리 패션기업 체질이 강화돼 유동성 위기가 닥치기 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소기업들도 부채를 낮추고 현금을 확보해야만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