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 짓는 여자 - 정문경 「초옥(草屋)」 사장

2006-02-10 박경희 기자  pkh@fi.co.kr

‘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초가집이라는 뜻의 「초옥(草屋)」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디자이너 정문경 씨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대학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정문경 씨는 평소 미술과 패션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학창시절 내내 인테리어 공부를 하면서 끼를 표출해 왔고, 쌈지의 청담동 ‘공’에서 문구와 생활용품 디자이너로 패션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옷과의 인연은 영화 <귀여워>와 <성냥팔이 소녀>의 코스튬 의상 제작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디자이너 임선옥 씨와 「이고」 멀티숍 공동 작업을 통해 옷에 대한 열정을 쏟아냈다.

압구정 「이고」 매장을 방문한 두타 관계자들은 정문경 씨만의 디자인 감성에 매력을 느껴, 결국 지난해 두타 지하 1층에 「초옥」의 둥지를 틀었다.

정문경 사장은 “가치 있는 옷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동대문을 선택했습니다. 동대문 옷에 대한 선입견은 있었지만 오히려 이곳이 제가 일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장 옷 같다는 동대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거든요.”

옷으로 빽빽히 채워진 다른 매장에 비해 「초옥」의 행어에 걸린 옷은 5개를 넘지 않는다. 옷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하고 힘이 느껴진다.

“의상 한 벌을 만드는 데 쏟은 치열한 나만의 열정을 매장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옷들이 손님들의 눈에 담겨질 수 있도록 옷을 걸며 모든 옷의 샘플도 제 손으로 직접 하죠. 직접 패턴을 뜨고 손바느질하는 과정에서 원단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 선을 강조한 정문경식 옷을 만들어내는 거죠.”

‘감성은 환경에 의해 지배되고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정 사장은 백화점이나 해외 컬렉션을 통한 일반적인 시장조사는 디자이너 색깔을 표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 미술이나 인테리어, 다양한 비주얼에서 얻은 영감으로 디자인을 끌어낸다. 이를 눈치 챈 앞선 감각의 여성들은 「초옥」 의 감성과 자연스러움이 좋아 하나둘 매장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올 봄에는 매장 규모를 2배로 늘렸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를 다지는 정문경 사장은 보다 많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고 싶다’는 꿈을 향해 오늘도 동대문식 초가집 짓기에 푹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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