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수수료 ‘0’ 시대
2008-08-29 정인기 기자 ingi@fi.co.kr
백화점, 일단 넣고보자式 …내셔널 브랜드만 봉
올 가을 프랑스 「루이비통」은 분당 A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판매 수수료를 ‘0’로 책정했다.
500㎡의 넓은 면적에 필요한 인테리어비도 고스란히 백화점의 몫이었다. 「루이비통」은 매장관리에 필요한 최소의 관리비만 부담하면 그만이다.
부산 해운대의 B 백화점은 역시 올 가을 이탈리아 「구찌」를 입점시키면서 3~5%대의 판매 수수수료를 책정했다고 한다. 또 아직까지 확정된 건 아니지만, 「루이비통」에게는 0에 가까운 수수료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 역시 인테리어비는 백화점이 부담했다.
B 백화점 실무자는 “내년 봄에 신규 오픈하는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운대 지역이 부산의 최고 부자동네인 것을 감안하면 명품 브랜드 입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울산의 C 백화점은 최근 전관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1층에 있던 10여개 잡화 브랜드를 2층으로 올렸다. 대신 그 자리에는 「루이비통」을 330㎡ 규모로 입점시켰다.
그 동안 해외 명품 브랜드의 백화점 판매수수료는 40%에 육박하여 국내 브랜드와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논란은 있었지만, 이 같은 파격 대우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는 10% 초반대에서 조정했었다.
국내 패션 업체 한 사장은 “국내 기업에는 온갖 횡포와 억지를 반복하면서 해외 브랜드에는 지나치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은 문제가 많다. 물론 브랜드력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국내 브랜드에도 한자릿수 수수료와 330㎡ 이상의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면 그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강자에게 약한 백화점의 행태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분개 만 할 것이 아니라, ‘백화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단순히 가격을 인하하고, 사은품을 끼워팔기 보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고, 상품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단순히 상품만 수입하는 사업모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회사 지분에도 투자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백화점과 샤넬코리아는 최근 신규점 입점과 점포 리뉴얼과 관련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양측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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