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백화점 횡포 ‘점입가경’

2008-08-18 정인기 기자 ingi@fi.co.kr

현대百, 잡화 매장 바닥 공사비 일방 부과 롯데百, ‘찍기 매출’ 여전 입점업체들 울상



백화점 횡포가 ‘바닥’까지 치고 있다. 최근 하반기 매장 리뉴얼을 단행 중인 현대백화점은 코엑스점 잡화매장 바닥 공사비를 입점 업체들에게 부담시켰다. 인테리어비를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것은 관행으로 여겨졌지만, ‘바닥 공사비’를 입점 업체에 전가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번에 시공한 바닥은 브랜드별 특색을 나타낸 독립 매장이나 박스 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이었다. 비용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 측은 업체별로 500~700만원 규모의 시공비를 전가시켰다. 핸드백과 구두 등 잡화 브랜드의 매장 면적이 15~18㎡인 것을 감안하면 3.3㎡에 100만원 이상 책정한 것이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사전에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가뜩이나 매출감소로 어려운데 매장 리뉴얼에 백화점 공사비까지 떠맡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찍기 매출’에 업체들이 울상이다. 찍기 매출은 백화점 MD 개편을 앞두고 업체들이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 눈치껏 알아서 하는 것으로서 ‘행사 매출 정상 매출로 찍기’가 대표적이다. 판매 수수료가 통상 31%인 행사 매출을 38%의 정상 판매수수료로 계산함으로써 백화점은 상당한 부당이익을 취하는 셈이다. 또 다른 패션 기업 관계자는 “명동과 잠실, 서면 등 주요 점포의 매출은 브랜드 입·퇴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찍지 않을 수 없다. 세일이나 기획행사가 아니면 매출이 발생되지 않는 최근 시장 현실을 감안하면 2중, 3중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입 명품에 이어 「자라」와 「갭」 등 중저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해외 브랜드라면 무조건 떠받들면서, 국내 브랜드에는 온갖 횡포를 서슴지 않는 백화점 관행에 국내 패션기업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패션 유통 전문가는 “「갭」과 「자라」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도 해외 브랜드라는 이유로 17% 안팎의 낮은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다. 물론 그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패션 기업과 같이 성장하겠다는 상생 의지가 필요하다. 패션 기업 역시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유통 업체가 아닌,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유통도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