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08 김지영 기자 kjy@fi.co.kr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옛말이 있다. ‘미치지 않으면 이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승연 사장은 동대문 브랜드 「어바웃 엘(about el)」 매장 오픈을 앞두고 ‘불광불급’의 결의를 다진 모양이다.
“드디어 미친 거죠!”
“왜 옷 장사를 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이승연 사장이 내뱉은 첫마디다. 내심 자신 있는 눈치다.
그 동안 그녀가 방송인으로서, 연기자로서 보낸 10여 년은 패션 트렌드 최전선에 몸담아온 세월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 기간 동안 다양한 명품 브랜드에서 보세 옷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트렌드를 섭렵하며 패션에 대한 ‘끼’를 치열하게 쏟아왔다.
그녀는 「어바웃 엘」에 모든 경험을 담아낼 작정이다. 조급증은 미뤄놓기로 했다.
이승연, 동대문 입성!
「어바웃 엘」 오픈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승연 사장이 입고 있는 옷이 첫 번째 솔드 아웃(Sold Out) 주자. 타고난 바디와 인기 연예인이라는 특이사항이 「어바웃 엘」의 신작들을 단번에 인기상품으로 부상시켰다. 일단 「어바웃 엘」의 시작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 사장은 “오픈발이면 어쩌지”라며 벌써부터 ‘옷 쟁이 이승연’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사실 그녀는 동대문 마니아다. 특히 제일평화는 그녀의 대학 시절부터 데뷔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톡톡 튀는 스타일을 가능하게 해준 든든한 지원부대였다. 그녀는 제일평화와 헬로우에이피엠, 디자이너클럽 등에 대한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면서 이곳에 둥지를 튼 연유를 넌지시 전했다.
그녀는 잘 빠진 검은색 재킷에 청바지, 하얀색 라운드 면티를 즐겨 입는다. 외출을 준비할 때면 다른 스타일에서 출발해 꼭 재킷, 청바지, 면티를 집어들게 된단다. 세간에는 이 룩킹이 ‘이승연식 스타일’로 통하기도 했다. “이 코디법에서는 적당한 라운드와 청바지 핏과 잘 어울리는 적당한 길이의 재킷이 필요해요.
특히 재킷의 검은 컬러가 어떤 톤이냐, 물빠짐 정도가 어떠하냐 등이 스타일의 완성도를 좌우하는데, 맘에 꼭 드는 아이템 찾기가 만만치 않더라구요. 정말 많이 입었음에도 단 한 번도 만족해 본 적이 없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만들어 입어야겠네요.” 이 사장은 자신의 까다로운 눈과 패션에 대한 기호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타일링 고수, 이승연의 패션일지
옷에 대한 그녀의 감각은 유명하다. 이처럼 패션에 대한 까다로운 입맛이 결국 그녀의 동대문 입성에 자신감을 준 셈이다.
그녀의 스타일링에 대한 집착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교복자율화가 됐어요. 아마 밖에 나가기 위해 10번도 넘게 옷을 갈아입었을 걸요.” 한때 일명 ‘찢어진 청바지’가 유행했다. 그 당시에도 맘에 드는 청바지가 없어 정말 열심히 청바지의 한올 한올을 풀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청바지의 자연스러운 워싱을 위해 50번이 넘도록 세탁기를 돌린 적도 있단다. 그녀는 진작에 빈티지 데님의 맛을 알았던 것이다.
맘에 드는 스타일링을 만들기 위한 그녀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다. 그녀의 방, 손이 잘 닿는 곳에는 어김없이 날이 잘 드는 재단가위가 있다. 티셔츠의 네크라인, 길이 등이 마음에 안 들거나 혹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녀는 거침없이 가위질을 해나간다. 잘라진 티셔츠 조각은 헤어밴드나 액세서리 등으로 재활용한다.
그녀의 대범함과 원단을 다루는 모습은 누가 봐도 바람직한 디자이너의 자세다. 여기에 더해진 그녀의 집요한 호기심은 「어바웃 엘」의 신상품이 고수의 내공에서 비롯됐음을 짐작케 한다.
“언제부턴가 바느질선이 뜯긴 옷들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어요. 국내에선 유학생들이 패션 리더의 자리에 서는 경우가 많잖아요. 생각해 보면 이것 역시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유행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이러한 유행이 생겼을까 열심히 고민했죠. 그 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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