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06 가두상권, 이것이 화두

2006-01-13 박찬승 기자 pcs@fi.co.kr

‘미래만 보장된다면…’

백화점과 더불어 양대 유통으로 간주되던 가두상권이 새로운 변혁기를 맞고 있다. 중심상권 목 좋은 곳에 매장을 열면 월 1억 이상 매출이 보장되는 것은 옛말. 전문가들은 “할인점의 성장과 신도시 개발로 상권이 세분화되면서 가두상권 비즈니스에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저비용 유통구조로 수익경영을 바라는 패션 브랜드에게 가두상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유통이다.
올 한 해 가두상권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핵심 화두를 연재로 짚어본다. 

브랜드들의 매장 개설 1순위 지역으로 불리는 강원도 소재 한 상권. 이곳에서 최근 가장 잘 나간다는 캐주얼 브랜드를 운영하는 A씨. 그는 지난해 이 브랜드를 운영하며 월 평균 1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대료와 판매사원 임금, 금융비 등을 제하고도 월 1천500만원 이상 벌었다.
같은 기간 A씨 인근 매장들이 5천만원도 안 되는 매출로 적자를 보거나, 인건비만 겨우 건진 터라 이곳에서 A씨 매장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런 A씨도 내심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금은 매출이 잘 나오지만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어서다. 한 시즌 반짝하다 다음 시즌 매출이 확 꺾이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봤고, 그 역시 과거에 같은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할 때, 최소한 1년은 더 이같이 벌어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불안감마저 든다.
고심 끝에 A씨는 최근 현재 하고 있는 브랜드 모르게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롱텀 브랜드에 매장 개설을 문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말이 그를 더욱 놀라게 했다. A씨와 같은 이유로 문의를 하고 기다리는 점주들이 줄을 섰다는 것이다.



일확천금보다 오래하는 것이 중요
가두상권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면서 점주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일확천금보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롱텀 브랜드로 선호 경향이 바뀌고 있다.
이에 A씨처럼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다면 당장에 보장된 이익도 감수하겠다는 점주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점주들이 안정적인 롱텀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가두상권 매장 개설도 과거와 달리 소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전 은행동에서 캐주얼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안정형 브랜드는 벤처형에 비해 수가 적고, 본사에서 직영하거나 해당 상권에 출점해 있는 경우가 많아 선택 폭이 적다. 또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개설 조건에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하고 싶어도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짧은 유행 주기와 벤처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원인
가두상권 점주들이 안정적인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짧은 패션 유행 주기 때문. 벤처형 브랜드들이 대부분 유행에 편승해 뜨는 경우가 많아, 유행이 지나면 급격히 쇠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반면 안정형 브랜드는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하면서 분명한 자기색깔을 갖고 있어 브랜드 생명력이 상대적으로 길다.
안정적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은 사회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주식시장 투자패턴이 안정적인 주식형에서 적금형 펀드 상품으로 바뀐 것처럼 가두상권 대리점 투자패턴도 벤처형에서 안정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덜트 캐주얼 시장 성장도 한 요인이다.
점주들이 전통 상권보다 수익형 상권이나 고객 연령대가 높은 상권으로 벤처형 투자패턴 대상 상권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두상권 점주들의 안정적인 브랜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흥상권 등장으로 가두상권이 세분화되고 있어, 전통 상권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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