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 돈 없이 하네?

2007-10-12 박찬승 기자 pcs@fi.co.kr

동대문서 외상으로 물량 대 주고 택배업체서 사무실 보증금 빌려줘

#. 인터넷에서 의류 개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현(가명) 씨.
인터넷 의류사업 3년 차인 김 씨는 올해부터 물량이 늘면서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현재 있는 사무실이 물류 창고를 겸하고 있는데, 늘어난 물량에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진 것. 여기에 직원도 늘어 이래저래 사무실을 넓혀야 하는데, 물량 구입과 시스템 정비 등에 꾸준히 돈이 들어가 따로 모아둔 돈이 없는 게 문제. 하지만 최근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자금이 생겨, 현재 사무실 공간보다 2배나 넓은 인근으로 이사를 할 수 있었다. 김 씨가 사무실을 넓혀 갈 수 있었던 이유는 거래 중인 택배회사에서 사무실 보증금 5000만원을 무이자로 융자해줬기 때문이다.



#. 올 초 「유코디닷컴」이란 자체 사이트로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김운식 사장. 김 사장은 이곳에 자체 기획 생산한 상품과 동대문 등에서 사입한 상품을 동시에 취급하기 위해, 청평화상가 등에서 물량을 사입하러 갔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초도 물량 구입 비용으로 1억원 가량을 준비했는데, 원하는 물량을 당초 예상했던 비용의 1/3만 주고 구입할 수 있었다. 인터넷 사업을 한다고 하니 상당수 업체가 외상으로 물량을 대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겠다 했을 때는 현금을 원했던 기존 거래처마저도 인터넷 사업을 한다고 하니, 일부 아이템에 한해선 외상으로 물량을 주겠다는 것.



인터넷 업체들이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일정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는 협력업체로부터 상품과 사무실 구입 비용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적은 비용 투자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상품의 경우 공급을 해주고 있는 동대문 도매업체들이 오프 라인 의류사업을 하는 업체들보다 이들을 더 선호해, 경쟁력있는 업체에게는 닷 장 판매나 외상 판매도 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시한 전략 상품에 대해서는 관련 인터넷 업체에게 샘플을 주며 시험 판매도 주문하고 있다.
한 의류 사이트 운영자는 “거래하는 업체에서 샘플을 주면 이들 인터넷에 올려 반응을 보고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업체에서 물량을 대줘 특별히 투자되는 금액이 없다”고 말했다.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들이 프로모션 업체에 외상으로 상품을 공급받는 방식이 인터넷 업체와 동대문 도매업체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동대문 도매업체들이 인터넷 업체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지원을 해 주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오프 라인 매기가 급격히 빠졌기 때문. 과거에 비해 오프라인 거상들이 급격히 줄었고, 멀티숍이 성행하면서 떼어가는 물량도 다품종 소량으로 바꿨다.
반면 인터넷 의류사업자들은 소품종 대량 거래도 가능하고, 상당수가 수도권에 사업처를 두고 있어 물건을 사입하려 매장을 찾는 빈도 수도 오프라인 운영자에 비해 휠씬 잦다.
동대문 도소매 쇼핑몰 유어스의 김현진 본부장은 “최근 동대문에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 중 인터넷과 오프라인 상인 비중이 대략 8:2다”며 “이에 동대문 쇼핑몰과 도매업체 중에는 인터넷 사업자에 맞춰 사업 운영 방식을 바꾼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업 성장과 함께 늘어난 택배업체 간 과열 경쟁도 인터넷 의류 사업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꾸려 갈 수 있는 요인이다.
택배업체들이 일정한 물량 확보를 위해 업체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 사무실을 넓혀가는 업체의 사무실 보증금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방식은 이미 인터넷 업체 사이에는 일반화된 사례.
보증금을 빌려주는 대신 택배업체들은 이 회사 택배물량을 보장받는 형태로 공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