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복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A사 사장은 얼마 전 다롄의 한 공장에 1200만원 상당의 특수 미싱기를 선물했다. 몇 년간 거래한 정(情)도 있었지만, 보다 좋은 제품을 제 때에 공급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였다.
A사 사장은 “국내 시장에선 치열한 가격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얼마에 판매하느냐보다 얼마에 만들어 올 수 있느냐에 따라 수익성은 물론 브랜드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아동복 기업인 참존어패럴(대표 문일우)은 이달초 중국 산동성 조장시에 제3 공장을 준공했다. 칭따오 1, 2 공장에 이어 3공장을 완공함에 따라 이 회사는 30개 직영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문일우 사장은 “올 연말이면 한국과 중국 내 유통망이 350개로 늘어난다. 유통망이 늘어나는만큼 제대로 된 제품을 제 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존어패럴은 현재 80%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50% 할인해도 3.5배수 이상 마진을 낼 수 있는 소싱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에선 소싱 경쟁력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얼마나 저렴하게 소싱하느냐에 따라 판매전선에서 확연한 실력차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이랜드그룹, 베이직하우스, 엠케이트렌드, 행텐코리아, 더휴컴퍼니 등 대다수 볼륨 캐주얼 기업들에게 해외 다이렉트 소싱은 일반화 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형지어패럴, 코오롱패션, 위비스, 다른미래(코데즈콤바인), 제시뉴욕, 보끄레머천다이징 등 여성복 및 남성복 기업들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소싱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빈곤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상습적인 클레임 기업, 장기어음 발행기업, 뒷거래가 있는 기업들은 좋은 소싱업체를만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도 ‘리스크 비용’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탓에 ‘비싼 납품가-판매부진-수익성 악화’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오더에 비해 한국 오더는 중국 등 해외 생산업체들이 선호하는 오더가 아니다. 수량은 적고 납기가 촉박한 탓도 있지만, 잡은 작업변경과 클레임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특히 최근 중국 내수 오더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 오더는 더욱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작업지시서와 각종 용어도 국내 기업의 소싱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한 중국 생산업체 사장은 “미국과 유럽 브랜드들은 오더 한 건에 최소 8장의 작업지시서가 온다. 그러나 한국은 딸랑 1장에, 용어도 잘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온 작지를 조선족이 다시 번역하고 있지만, 이 또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흔히 ‘을’이라고 생각하는 생산기업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갑’의 능력이 원가 절감은 물론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