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디지털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던 대유가 계약을 파기했다고 공시했다. 원사를 중심으로 방직물 제조 판매를 하던 대유는, 최근 들어 전자부품(VDSL모뎀 등)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파인디지털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같이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하면서 지난 5월 29일 파인디지털 지분 23.5%를 323억7900만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모든 매매 대금이 지급된 이후 주식 명의 개서를 받기로 했다. 더욱이 이번 인수 지분은 아틀랜틱디벨롭먼트 대표이사인 이준규씨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었다. 이준규씨는 지난 2월 파인디지털 지분 23.5%를 정병욱씨한테 사들였다. 사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대금 지급 후 주식명의 개서 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계약이 해지 되었으며, 위약금 10억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진행 과정 중 M&A는 결렬되는 사례가 많지만 이번 파인디지털의 경우는 다르다.
대유와의 계약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준규씨가 지분 매입 전에도 정병욱씨는 그 동안 꾸준히 파인디지털에 경영 참여를 요구하고, 법적 조치까지 취했던 금영으로부터 주식을 넘겨 받았다가 이준규씨에게 주식을 넘겨줬다. 이준규씨는 지난 6월 18일 파인디지털이 소집한 이사 선임 주주 총회에서 주주 제안 후보로 올랐다.
결국 M&A 추진용으로 이용되던 지분의 주인이 계속 바뀐 셈이다. 피인수 합병 대상인 파인디지털도 문제지만, 최근 대표이사 기호영씨 1인 체제로 변화하는 등 사업의 다변화를 꾀하던 대유도 일단 대외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인수협상 결렬이 나은 방향일지 모른다.
지난 5월 29일 3200원선이던 주가가 지분 인수 공시가 나오면서 단기적으로 급락해 1955원까지 하락했었다. 즉 신규 성장 사업에 대한 영역 확대는 그 동안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 대유 입장에서 절실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향후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지 못한 이업종간의 M&A는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교훈을 준 헤프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