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진통겪는 ‘이랜드 유통’

2007-06-29 박찬승 기자 pcs@fi.co.kr

아웃소싱.직무급제 도입…안 맞는 사람 걸려낸다는 시각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에 따라 비정규직 집단해고 및 아웃소싱이 사회 문제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 유통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코아는 계산원 비정규직 300여명을 지난달 집단계약 해지했고, 홈에버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선별적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2년 미만 비정규직 2천여 명의 고용이 불안한 상태다.
이에 지난달 23일부터 뉴코아와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랜드 측에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홈에버 상암월드컵점은 이로 인해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24일에는 뉴코아 이랜드 공동투쟁본부 소속 노조원들이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대량 해고에 반발해 매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뉴코아는 현재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 임금은 40% 수준. 비정규직 법안의 차별시정 조항에 따르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복지 등에서 차별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시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 이에 뉴코아 측은 비정규직을 외주용역으로 대처해, 이로 인한 추가 비용지출을 피해 가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계는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정규직법 입법 취지는 비정규직을 2년 후 정규직화하는 것인데 이를 피해 뉴코아 측에서 편법을 썼다는 주장이다.
홈에버는 2년 이상 된 비정규직 1000여 명을 직무급제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직무급제는 근무, 고용, 복지 등에서는 정규직과 차이가 없지만, 직무별로 급여를 차등 지급하고 승진 등에 있어서 기존 정규직과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지원자 중 선별해서 무기계약 형태로 신규 채용하고, 직무평가 때 결과가 좋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조항이 있어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것. 더욱이 지원자를 2년 이상 근무자에 국한함으로써 1000 여명에 이르는 2년 이하 근무자에 대한 대책은 아예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 등과 비교되는 것도 문제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 등 자사 유통업체 비정규직 5천명(이마트 400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발표했다. 이로 인해 신세계 측은 평균 급여를 20% 가량 올렸다. 하지만 이러한 정규직화는 신세계와 같은 초우량 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이랜드 측의 주장이다.

이랜드 대응의 또 다른 의도?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에 따른 이랜드 측의 대응에 대해 또 다른 숨은 의도가 있다는 의견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차제에 이랜드 기업정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겠다는 것이 그것.
실제 뉴코아와 홈에버의 비정규직 대응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노조가 강성으로 불리되는 뉴코아의 경우 2년 이하 비정규직을 계약해지하고 아웃소싱으로 돌리기로 한 것이나, 홈에버가 비정규직 지원자 중 선별해서 무기계약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것. 두 제도 모두 결국 이랜드 기업정신에 맞지 않는 사람은 정규직으로 뽑지 않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이랜드가 여느 기업과 다른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데다 최근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하면서 기업 내부에서 문화 충돌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한다.

여타 대형 유통업체는…
이마트 ‘전원 정규직으로
이마트는 4000여명 비정규직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대신에 주 6일 36시간 근무를 주 5일 40시간으로 바꾸고 평균 급여 를20% 올렸다. 하루 평균 2시간씩 근무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비정규직일 때 보다 개인 시간이 줄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마트 ‘시급제 직원으로
4400여명 시간제 직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다. 주 5일 근무제만 도입해 근무시간이 주 4시간씩 줄어든다.

홈플러스 ‘무기계약제 정규직화’
근무와 고용, 복지 등에서 차별이 없지만 임금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무기계약제로 전환했다. 임금 상에 있어서 차별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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