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상권 때아닌 매장 경쟁
2007-06-29 김정명 기자 kjm@fi.co.kr
중단·부도 브랜드 속출…400여개 점포 놓고 암투 치열
잇따른 패션 브랜드의 중단·부도 소식으로 패션시장이 어지러운 가운데 대리점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들어 시장에서 사라진 브랜드는 모두 20여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캐주얼 브랜드다.
특히 최근 우진패션비즈에 매각한 SK네트웍스의 「코너스」는 지난해 「아이겐포스트」 매장까지 흡수해 매장이 150개가 넘는다. 특히 상당수 점포가 알짜배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평소에도 경쟁 브랜드에서 자주 입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WXM」 「몬드리안」 「유빅스」 「크렌시아」 「브이네스」 「쿨하스」 등도 상당수 매장이 요지를 점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가두 대리점을 합치면 줄잡아 400개 이상. 어쩔 수 없이 간판을 바꿔달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데다 영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브랜드들의 필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가두 상권이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더군다나 노면점이 브랜드를 전환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브랜드 교체 작업이 치열한 경쟁구도로 바뀌고 있다.
한 업체 영업 담당 임원은 “투자를 꺼리면서 추이만 지켜보던 점주들이 어쩔 수 없이 브랜드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매장 확대에 좋은 기회가 왔다”며 “집중적으로 영업을 해 40개 이상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점주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강릉에서 최근 매각한 브랜드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영업 관계자들이 전화를 걸어오지만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 선뜻 결정하지 못하겠다”며 “현재로서는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에 관심이 있지만 7월 말까지 고민해본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재래 시장 주변에서 영세하게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 화곡동 시장변에서 10년 넘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한 달 매출이 1500만원을 왔다갔다 해 근근히 네 식구가 먹고살 정도였는데 매장을 바꾸려면 몇 천만원의 투자가 필요하게 돼 걱정”이라며 “그나마 장사가 잘 되는 브랜드는 이쪽에 매장을 내려고 하지 않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