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5 함민정 기자 hmj@fi.co.kr
김영선 이지함화장품 대표이사
기능성 화장품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이지함화장품의 김영선 대표는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걸음으로 이지함과 인연을 맺어 오늘의 비즈니스를 일군 그는 이해와 감동이라는 씨실과 날실을 교차시키며 우먼파워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영선 이지함화장품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주>
이지함화장품은 기능성 화장품의 첫 테이프를 끊은 대표주자로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큰 규모를 예상한 것과 달리 안세병원 사거리의 한 건물 6층에 자리잡고 있는 이지함화장품은 작지만 알찬 기업이다.
지난해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 시장을 공략해 미국 현지 업체와 3만 달러 규모의 화장품 수출 계약을 체결, LA 등지에 사업을 전개했다. 올해는 7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뛰고 있으며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권 시장 장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이처럼 작지만 견고하게 사업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김영선 대표의 확고한 경영이념 덕분이었다.
“매출은 한 순간에 없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지함화장품을 함께 꾸리고 있는 식구들은 이지함화장품이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함께 빚어지며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기에 이들을 놓치는 것은 곧 사업을 놓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 같은 의식의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의식 세계는 ‘타인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그가 의약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약 팔러 왔다고 의사들한테 문전박대
이화여대 약대를 전공한 그는 마케팅의 매력을 엿보며 전공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졸업 후 모 제약회사의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면서 이 분야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 것. 1997년에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배우고자 한국존슨앤드존슨에 들어갔고 제품을 피부과 의사들에게 판매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것이 저의 첫 세일즈의 시작이었습니다. 세일즈란 곧 상품과 자신의 서비스를 파는 행위입니다. 나에겐 제품의 질이 보장된 상품이 있었지만 서비스는 없던 셈이었죠.”
그는 세일즈는 곧 ‘자기를 알리는 일’임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서비스를 궁리했다. 각 지역에 포진한 병원에 콘셉트에 알맞은 수준의 의상을 골라 입고 가방 안에는 제품 샘플과 설명문을 잔뜩 넣어 ‘설득’의 길을 나섰다.
“‘설득’이란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처음엔 약 팔러 왔다고 문전박대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지금 진료 중이다’, ‘통화 중이다’, ‘바쁘다’ 모두들 이런 반응이 대다수였으니까요.”
각양각색의 500명 가량의 의사들을 만나고 나자, 의사들은 그를 슬슬 알아보기 시작했다.
“얼마나 출근하기 싫었겠어요. 근데 처음 갔을 땐 그러더니, 두 번을 가고 세 번을 가니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이내 반겨주시더니, 언제 밥 한번 먹자고 하시고, 나중에는 언제 올거냐고 묻더라고요.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 500여 명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가 그들에게 맞출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해요.”
치료제? 아니, 화장품?
1999년 이지함피부과와의 인연은 이 같은 그의 발품과 ‘이해’라는 비즈니스 키워드로 맺어졌다. 김 사장이 늘 내놓는 제품들에 흡족해 하던 이지함피부과는 화장품 회사를 만들어 경영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엔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부터 시작해 내 자신감을 의심했습니다. 결단을 내린 것은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면서 해외 선진국은 이미 기능성 화장품을 도입해 검증 받은 기능에 대해 고객 만족 실현을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홍보 활동도 경험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했던 것이죠.”
이렇게 해서 탄생한 이지함화장품은 ‘고객의 문제-해결-고객 만족’이라는 간단한 필요조건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헤매기만 했던 국내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 셈이었다.
“처음에 소비자들은 약이나 치료제로 인식했어요. 그래서 여행시에 휴대하는 제품이나 자외선 차단제 같은 제품들만 잘 팔렸죠. ‘의약품’이라는 이미지를 정말 벗고 싶었는데 좀처럼 헤어나오기가 어려웠어요.”
2~3년이 지난 후 김 사장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국내 화장품 소비시장이 바뀌고 소비자들이 영리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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