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3 함민정 기자 hmj@fi.co.kr
2007 아카데미 의상상 수상작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만나는 18세기 패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해.” 철이 없고 비운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담은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는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사료를 철저히 고증하고 특히 요즘 10대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군림하는 키얼스틴 던스트를 통해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려내 79회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다. 흔히 세계 패션사는 프랑스 혁명 전과 프랑스 혁명 후로 나눌 정도로 18세기에서 프랑스 혁명에 이르는 과정은 20세기의 뉴룩 탄생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비련의 왕후 마리 앙트아네트와 패션사 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주>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와 열 다섯 살의 나이에 결혼한 후 온갖 사치와 방종으로 왕실을 이끌어 프랑스 혁명의 빌미를 제공했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는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한 작품.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 키얼스틴 던스트, 루이 16세 역에 제이슨 슈왈츠먼 등이 캐스팅되어 화려하고 달콤한 로코코에 매력에 빠져 시각적인 사치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영화다.
<배리 린든> <대부3> 등의 영화 의상을 맡았던 코스튬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는 시대물 의상에 동시대성을 불어넣는 의상을 창조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예로 1999년 작 <타이투스>에서 로마 시대의 실루엣과 금속 소재들을 등장시키고, 1,2차 대전 전후로 특징적으로 변화한 현대적인 실루엣과 다양하게 개발된 옷감들을 끌어들여 어느 역사에도 존재한 적 없는 독특한 의복 파노라마를 선보인다.
모던하고 지적인 소녀에서 아름다운 여자로…
중요한 건 이것이 단지 감독의 주문대로가 아닌 실제로 5∼10년 뒤의 의상 트렌드를 예고한다 싶을 만큼 모던한 감각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의 의상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부연하지만 1회성의 유일무이한 무대의상으로 남지 않고 지금 관객이 입고 싶어하는 동시대 최신 의복으로서 스크린 밖에서 호소력을 이어가는 셈이다.
이 영화에서도 카노레노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굉장히 모던하면서 여성스럽고 지적인 소녀’인 동시에 완전히 낯선 곳으로 보내진 소녀가 ‘여자다움’을 향한 일주를 그리고 있다.
코스튬 디자이너 카노레노는 기존에 우리의 머리 속에 그려진 ‘마리 앙투아네트’를 염두해 두지 않았다. 각종 사료들과 버무려진 마리 앙투아네트는 묵직한 보석과 복잡한 레이스로 몸을 치장한 것과 달리 카노네로는 커스틴 던스트의 드레스에 레이스를 적게 달고 옷감 자체의 문양이나 장식들이 어우러지는 그림 같은 느낌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굵고 묵직한 목걸이가 늘어져 있어야 할 목에는 앙증맞고 부드러운 리본을 장식해서 소녀에게 자유로움과 생기를 주었다.
동시대적이면서도 철저한 고증을 요구한 코폴라 감독은 사실적인 시대묘사에서 가능한 한 벗어나 “믿기 힘든 영화가 되게 하자”고 주문했다고 한다. 기본 재단과 실루엣은 고증을 따르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의 화사한 파스텔 색감과 날아갈 듯한 드레스는 쾌활한 소녀들의 현대적인 일상 분위기에 더 가까워져 있다.
18세의 나이에 ‘왕비’로 즉위
가면 무도회가 있는 파리에 가게 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블랙 드레스를 입었다. 그녀가 대동한 주변인들의 화려한 색감과는 다른 무채색이었지만 비즈와 시킨, 레이스 등을 혼합시켜 그녀의 아릿다운 매력에 어떤 누구도 거부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이 날 마리 앙투아네트는 훗날 그녀와 정사로 이어질 펠슨 백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헤어 담당 리오나는 그녀의 사치벽과 맞먹을 듯한 높이의 헤어스타일을 구사한다. 머리에 무엇이든 큼직막하게 올리거나, 깃털, 조화 심지어 배까지 올려 주목 받을 수 있는 어떤 것이든 머리에 얹었다.
루이 15세의 서거 이후 즉위식에 오른 루이 14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가장 화려한 의상을 선보였다. 현대판 마리 앙투와네트의 완성도를 높인 조력자는 의상뿐 아니라 음악도 한몫 했다. 특히 웅장한 18세기 식의 울림과 어울린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상은 실존 인물이 살아돌아 온 것처럼 느껴질 만큼 고증에 충실한 대목이었다.
베이지의 언더스커트(페티코트)와 오버 드레스가 파니에(panier)를 지지대 삼아 양 옆으로 퍼지는 실루엣을 연출했다. 네크라인과, 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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