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식 '부르조아' 메이크업 아티스트

2007-03-30 함민정 기자 hmj@fi.co.kr

‘오래된 미래’가 만들어 낸 뷰티풀


‘오래된 미래’를 노래하는 이가 있다. ‘미래’란 오늘의 내일이며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과거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빚어낸 유산을 토대로 이를 정화시켜 자신의 세계로 만들어 가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 클래식이라고 일컫는 오롯한 흔적이 아닌 ‘오래된 미래’로 자신의 작품에 색을 입히고 그 뿌리에서 영감을 찾는다. 수 많은 패션 디자이너의 캣워크의 얼굴에서, 유명 라이선스 잡지의 화보에서, 영화 포스터 속에서 등 그의 손길이 닿았던 뷰티풀의 세계는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법하다.그가 말하는 ‘뷰티풀’의 토대가 되어 온 ‘오래된 미래’는 무엇일까? ‘오래된 미래’를 일구고 지켜가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대중이 ‘손대식’이라는 이름에 주목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2002년 <바자>에서 ‘올해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상과 포토그래퍼가 선정한 ‘올해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이후 2003년도부터 우리는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화보 촬영에 ‘손대식’이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이 닿은 모델들 얼굴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영화, 연예인에 이르기 까지 활동 폭이 넓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입에서 입을 타고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는 말 그대로 필드에서 가장 ‘핫(hot)’한 인물이 셈이다. 그를 만난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어서였다. ‘핫’한 인물답게(?) 빈폴진 촬영을 허둥지둥 마치고 기자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비비드한 컬러로 패션을 완성한 차림새는 멀리서도 대번 그를 알아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 확연히 눈으로 감지된 컬러, 다홍빛의 점퍼는 유쾌한 인터뷰임을 짐작케 하던 복선이었다.  더불어 친근감 있는 말솜씨와 깔끔한 매너는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 안성맞춤인 그만의 친화력이었다.
그는 질문하기도 전에 겸손함과 쑥스러운 듯한 모습으로 말문을 열었다.
“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2002년부터 시작해 왕성한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건 2003년부터였으니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시작해보겠다고 뛰어든 건 96년도 부터였어요.”



‘오래된 미래’ 클래식으로 채우다
1남 2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손대식은 의상실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어여쁜 두 누나들 밑에서 1970년대의 ‘여성 패션’의 트렌드를 보고 자랐다.
맞춤의상을 담당하던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패션의 실제를 보았고,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다운(?) 그림을 그렸다. 팝송을 즐겨 듣고 팝 스타 마돈나를 흠모했다. 또 트렌드의 중심축이었던 대중문화에 깊이 빠져있었다. <소머즈> <다이네스티> 라는 외화 시리즈의 여주인공의 패션을 주목했고, 누나들이 사 모으던 LP판의 음악과 TV에서 흘러나오는 희귀한(?) 뮤직 비디오를 사랑했다.
“그 당시 여주인공들 중 조안 콜린 등의 패션은 화려함과 세련됨, 고급스러움 그 자체 였죠. 지금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로 빗댄다면 베르사체나 웅가로 쯤 되겠네요. 그 당시 팝 스타와 대중 문화를 주도했던 아이콘을 사랑하고 이해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내 몸에 흡수되고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유난히 과거(?)를 집착하는 그의 모습에서 빚어낸 오늘과 미래의 그를 엿볼 수 있었다.
그의 크리에이티브한 영감의 근원은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낳은 위대한 유산과 자전적 일대기 등인 셈이다. 즉 그가 과거에 흡수했던 TV와 영화의 영상물, 문화, 예술의 결정체들이다. 오늘날 그에게 또 다른 원천을 가져다 주고 있는 전시와 퍼포먼스 등은 과거에서 현실로 회기한 ‘오래된 미래’인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성의 질서와 체제에 순응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던 이유라고 생각해요. (손대식은 대학 공부를 중간에 포기하고 필드에 뛰어들었다.) 제게도 물론 부족한 것이 있죠. 그럴 때 마다 공부를 잊지 않아요. 다만 저는 그 공부를 ‘오래된 미래’에서 찾을 뿐이죠. 요즘은 리움 박물관에 빠져 산답니다.”
여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손대식만의 스타일’로 재창조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패션의 이해를 밑거름 삼아 그 위에 아트와 뷰티로 버무린 그의 ‘뷰티풀의 세계’는 조화와 독창성이라는 이름 하에 공존하고 있다. 그 동안 쉼 없이 진행해 온 촬영과 콘셉트 횟수만큼이나 자신의 지식도 차곡히 쌓아 가고 있다는 손대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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