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더 완성도 있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몇 번이고 고쳐야한다.” 그러나 이처럼 반복되는 수정에 협력업체의 비용은 늘고, 이는 그대로 원가에 반영되어 소싱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소싱을 하기 전에 기업 내부 업무 지침을 먼저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어야한다”며 “자체 품평회가 끝난 후부터는 원칙적으로 작업지시서 수정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기업내부 원가절감에만 매달리지 말고 협력업체의 기회손실 비용을 함께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 브랜드 상담실. 한 프로모션 업체 직원은 담당 디자이너를 1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 담당 디자이너가 원단 염색 확인해보자고 해서 왔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기다리게 한 것이다. 1시간이 조금 넘어 모습을 드러낸 담당 디자이너는 “이 컬러가 뿌옇게 나왔네요. 좀 그레이시하게 나올 수 없나요?”라는 말을 남기고는 디자인실로 쌩하니 들어가는 것이다. 원단 발주는 물론 원사 염색도 못하고 컬러 테스트만 벌써 5번째 하고 있는 상황이다.
#2 또 다른 횡편 티셔츠 프로모션 업체. 중국에서 옷을 다 만들어 제품을 배에 선적하려 하는데 매장별 배분표가 도착하지 않은 것. 선적을 못하고 기다리다 결국 제품을 실어야 할 배는 떠난 것. 다시 선적을 하려면 관련국의 상품검사국에 수출 신청을 다시 해야 하는데 이 경우 4~5일이 더 소요된다.
사실 이 제품은 작업지시서가 여러 번 변경되는 바람에 중국 생산공장에서 2주 동안 일손을 놓은 바 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일 처리가 했다면 매장 입고까지 20여 일은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이다.
프로모션 업체가 통상적으로 국내업체와 거래 시에 1스타일을 생산할 때 해당업체 담당자와 의사 소통하는 횟수는 계획성 있게 일을 한다고 가정할 때 5~10회면 충분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업체와 거래하는 프로모션 업체의 경우 이와 관련한 의사 소통 횟수는 평균 30~50회에 이른다. 이처럼 의사소통이 많은 것은 브랜드 자체 품평회가 끝나면 해외생산에 맞는 글로벌한 작업지시서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부실한 작업지시서가 해외 생산지에 넘어갈 때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는 디자이너들의 상품에 대한 자신감 부족에 따른 잦은 디자인 변경 등 즉흥적인 일 처리 관행 때문이다.
프로모션 업체가 브랜드와 거래 시 낭비되는 시간은 이뿐이 아니다. 프로모션 담당자가 브랜드 디자이너나 생산 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통상 30분을 넘고, 심한 경우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기에 생산된 상품을 브랜드에 납품하기 위해 담당자 납기 대기시간도 보통 2시간씩 걸린다. 대기업에 원단검사를 하는 프로모션업체는 3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프로모션 업체들이 국내 브랜드와 거래 시 부처간 업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장벽 내지 계획성 없는 즉흥적인 일 처리로 낭비되는 시간을 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수억 원이 넘는다.
글로벌 브랜드, 완벽한 작업지시서와 샘플로 해결
그렇다면 글로벌 브랜드는 어떨까? 글로벌 브랜드와 오래 거래한 업체들에 따르면 한 스타일을 결정해서 생산에 들어갈 때까지 의사소통 횟수는 통상적으로 1~2번, 그조차도 완성된 작업지시서와 샘플 전달로 끝난다고 한다.「자라」 「나프나프」 「H&M」와 거래하고 있는 비전랜드 김기완 사장은 “글로벌 브랜드 는 품평회후 디자인과 패턴수정이 1~2회에 불과하다. 국내업체와 거래 시 일반화된 수십 번의 QC 진행 및 생산 중에 디자인 변경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횡편 티셔츠를 생산하고 있는 또 다른 프로모션 업체 사장은 “이태리 같은 경우에는 자체 내에서 수십 번을 만들어 보고 봉제공장에 작업지시서를 준다. 생산 스케줄도 3~4개월씩 여유롭게 준다”며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작업지시서를 수시로 변경하고 생산 중에도 디테일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상품 선적 시 QC보는 경우도
협력업체 기회비용 줄이려는 노력을 패션업체가 함께 해야 한다.
「자라」는 제품 샘플을 생산지에 가서 결정해 준다. 디자이너들도 완성된 샘플에 따라 완벽한 작업지시서를 준다. 이에 반해 국내 패션업체 디자이너들은 해외에서 생산되어 배에 실으려고 하는데 제품의 디자인, 컬러, 사이즈 등의 디테일이나 패턴을 수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모션 업체 한 관계자는 “디테일 패턴 변경은 디자이너들이 상품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디자인 변경은 필연적으로 납기 스케줄에 영향을 주고 사고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프로모션 관계자들은 선적 샘플을 받은 경우(생산된 상품을 생산지에서 패션업체에 전달하기 선전 시 해당 상품 샘플을 퀵으로 보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