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해서는 경쟁자와도 손을 잡아야한다. 싼 가격만으로는 고객을 잡을 수 없다. 브랜드력을 키워야한다”
PB(Private Brand)를 전개하는 백화점들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상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등 브랜드력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애경백화점은 지난달 5일 갤러리아타임월드에 올 가을 신규 런칭한 「캐시미어하우스」 2호 매장을 오픈했다. 또 이 달 말에는 센트럴시티 3층 패션관에 35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98년부터 PB 매장을 대전 동양백화점, 안양 본백화점, 삼성플라자 분당점 등으로 확대했으며 대구 백화점, LG 백화점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또 미주지역 대리점 오픈도 추진중이다.
현대백화점의 「밀라노스토리」도 내년 상반기까지 2∼4개의 점포를 추가, 8개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사 점포만을 통한 안일한 영업만으로는 PB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PB는 다른 점포에 없는 자사만의 브랜드를 전개함으로써 자기 점포의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유통업자가 직접 상품을 구매 또는 생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작됐다. 그러나 미니멈 롯트도 맞추지 못하는 적은 점포수로 국내에서는 PB가 어렵다는 현실론에 밀려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러한 난관에 부딪힌 유통업체들은 최근, 롯트를 키우기 위해 지방 및 서울 외곽 중소형 백화점에의 입점을 시도하고 있다. 롯트를 키우지 않으면 ‘퀄리티를 유지한 저렴한 가격대 상품’이라는 PB의 강점을 지켜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세계 백화점 상품개발팀의 차찬모 과장은 “중소형 백화점 입장에서는 PB의 유치로 내셔널 브랜드 유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PB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 또 삼성플라자, 대전 동양백화점 등 일부백화점에서는 자사에 입점해 있는 타사의 PB로 단독전을 진행, 경쟁 백화점과의 경쟁력을 가지고 신 고객을 유입하는 등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체들은 유통망 확보를 보다 쉽게 하고 내셔널 브랜드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품질 높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의 PB가 갖고 있던 ‘싸구려 상품’‘컨셉이 희미한 매장’ 등의 이미지에서 탈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립할 계획이다.
PB들은 IMF후 일반브랜드보다 가격이 40∼50% 싸다는 강점만으로도 가격소구중심의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제는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고객의 발을 잡아 둘 수 없게 됐다. 최근 소비자들은 싼 가격은 물론 퀄리티, 인지도까지 고려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어 PB들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드에 발맞추지 않으면 외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미시캐주얼 브랜드 「바니테일러」를 기획전문컨설팅 ‘이원FI’에 전담, 컨셉 및 상품을 리노베이션했다. 컨셉이 명확치 않아 솔리드, 화려한 무늬, 저가, 고가 등 다양한 상품을 모아둔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30대 미시주부 감각에 맞는 컬러, 소재 등으로 상품의 폭을 줄였다.
현대백화점의 「밀라노스토리」도 올 겨울, 소재 및 가봉의 질을 높이고 각 아이템별 패턴, 사이즈도 수정할 계획이다.
「밀라노스토리」의 현대 신촌점 샵마스터는 “신촌점에는 현대 본점이나 무역점에 비해 젊은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많다. 그런데 「밀라노스토리」상품이 일반 캐릭터 브랜드 사이즈보다 커, 우븐류 판매가 저조하고 55사이즈를 좀 더 줄여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밀라노스토리」 상품개발부는 기존에 55/66 2사이즈 생산체제에서 77사이즈를 추가하고 각 사이즈의 치수를 조금씩 줄이고 우븐류 패턴을 수정, 피팅감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PB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컨셉 재정비, 품질 높이기, 유통망 확대등에 앞서 인력, 물류, 생산,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의 제반 시스템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PB가 아이템별, 시즌별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미흡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때에 공급할 수 있는 배송 및 QR 시스템, 전문인력에 의한 상품 기획과 관리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며 “점의 특성을 살리고 주위 백화점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통업체의 많은 투자가 계속돼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