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내년 해외상품팀을 제외한 패션부문의 매출평가기준을 점별로 차별화시킨다.
변경 기준에 따르면 본점, 잠실점, 부산점 등 3개 A급 매장은 정상매출만을 평가기준에 포함시키고 행사매출은 제외된다. 또 광주, 영등포 등 B급 매장은 행사매출의 30%를 평가에 포함하며 관악, 청량리 등 C급 매장은 행사 비중을 대폭 늘려 행사 매출의 50%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롯데의 이 같은 평가안은 본점과 잠실점, 부산점은 고급점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이 외 비효율 매장은 더욱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것. 또 현재 브랜드들이 A급 매장에만 모든 물량을 집중했으나 앞으로는 B, C급 매장에도 물량 공급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롯데의 변경된 평가기준이 적용될 경우 브랜드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행사 매출비중이 높은 브랜드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반면 행사매출로 인해 중위권으로 밀려나있던 브랜드들은 ‘한 번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
롯데본점 커리어 브랜드들의 올해 매출 누계를 예로 들면 변경될 기준안을 적용할 경우 현재 각각 7위, 11위, 13위, 14위인 「지보티첼리」 「기비」 「앗슘」 「피에르가르뎅」이 5위, 8위, 11위, 12위로 순위가 상승하게 된다.
반면 「안지크」 「엘르」 「엠씨」 「크레송」 「후라밍고」 등은 각각 7위, 8위, 11위, 14위, 16위 등으로 순위가 하락한다. 순위 등락은 중위권 브랜드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그림>
롯데 평가안에 대한 업체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여성복 브랜드 한 영업책임자는 “뚜껑은 열어봐야 하겠지만 브랜드들이 행사를 자제하고 정상판매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편으로는 “롯데백화점이 브랜드를 꼼싹달싹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많은 브랜드들이 효율이 떨어지는 C급 매장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백화점측은 A급 매장과 B, C급 매장의 동시 전개를 고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 브랜드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옷 잘 만드는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우세하다.
행사매출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왔던 브랜드들은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또 상품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숙녀매입팀 진창범 팀장은 “백화점의 고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눈 앞의 매출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소비자를 잡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 평가기준을 개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현재 9개로 구분돼있는 매장 등급을 5개로 축소하며 평가사항에 현장 실무자들의 서비스평가 5점을 추가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