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06 가두상권, 이것이 화두-Ⅱ

2006-02-02 박찬승 기자 pcs@fi.co.kr

사기추락…맥빠진 가두점



“체감할 정도로 경기가 나쁘다. 지난 12월에는 연말인데도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새로 매장을 열어도 지속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분위기다.” (강릉의 K점주)

“상권 내 매장에서 20%는 현상 유지 수준이고, 80%는 장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주변 매장 점주들이 장사 안 돼 매장을 내놓았다는 얘기가 가끔 들린다.” (진주의 C점주)


캐주얼 브랜드 「디데이」와 「스톰」 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보세형 브랜드 「블루코코넛」으로 대리점 사업을 펴고 있는 김억대 타이거커뮤니케이션 사장.
김 사장은 동대문 소싱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 상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전략으로 지난해 가을 한 달 사이에 전국 주요상권에 10여 개 대리점을 오픈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최근 사업 전략을 수정, 직영점 오픈과 자체 기획 생산을 시작했다. 또 가수 ‘슈’를 디자이너로 채용하고 이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을 펴는 등 내셔널 브랜드에서 쓰는 방식을 도입했다.
김 사장이 이같이 전략을 수정한 것은 점주들의 사기가 과거에 비해 급격히 떨어져, 매장 운영에 대한 열의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

보세형 브랜드의 경우 점주들이 잘 팔리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체크해 본사에 알려주고, 본사는 이를 3~4일 안에 빠르게 매장에 공급하는 시장 대응력이 핵심 경쟁력. 따라서 점주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사기가 떨어진 점주들에게 이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타 유통 성장에 박탈감… 권리금 포기해도 매매 안 돼

가두상권 점주들의 사기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내수 경기 침체와 상권 세분화로 매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 여기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할인점이나 백화점에 비해 저조한 매출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도 느끼고 있다.
이에 점주들이 시장 변화에 맞춰 브랜드를 교체하려 해도 마땅히 할 만한 것이 없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다.
일부는 권리금까지 포기하면서까지 매장을 내놓았지만 매매가 끊긴지 오래다.

현실 직시에서 나온 것, 문제 심각

최근의 점주들의 사기 저하는 호시절 향수에 젖어 나오던 이전과 달리 현실을 직시한 상황에서 나온 문제란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부평의 한 상인은 “매출은 호시절에 비해 반타작하고 있지만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라며 매출 저하와 임대료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본사의 관리 능력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안양 일번지 상권에서 7년째 패션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소비자들이 너무 똑똑해졌다. 손님들의 구매를 당길만한 확실한 브랜드나 상품이 아니면 거들떠도 안 보고, 어정쩡한 판매기법은 통하지도 않는다”며 “그럼에도 본사의 관리능력은 판매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의 행태를 고수하는 등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려 있다”고 질타했다.

수익구조 위협 대책 필요

가두 상권 점주들의 사기 저하에 대해 전문가들은 패션 비즈니스의 수익구조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할인점을 비롯해 미들 마켓이 성장하고 있다 해도 그만큼 수수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패션 브랜드에 돌아오는 몫이 성장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두상권 활성화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는 결국 활성화 키는 점주들의 열정과 노력에 달렸다는 점도 가두상권 점주 사기 저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