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의 우리 패션·유통산업은 새롭게 열리는 21세기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이전 시대와는 다른 여러 가지 증거들을 보여주었다. 베이직 캐주얼이 패션유통의 주력으로 자리를 확실히 했으며, 할인점, TV홈쇼핑, 중대형노면점 등이 기존 백화점, 대리점, 재래시장 중심의 유통구조를 흔들기 시작했다. 특히 상품, 가격, 유통, 판촉, 조직 등 시장의 중심에 소비자가 자리를 하게 되면서 패션·유통산업의 판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베이직캐주얼 시대 활짝
올해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이직캐주얼의 시대였다.
“베이직캐주얼 시장이 어디까지 가겠느냐. 이제 소비자들이 발을 돌릴 때도 됐다”는 일부 관계자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 베이직캐주얼 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오다노」는 올해 아동복 포함 2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티비제이」 「마루」 「니」 등의 브랜드도 올해 1천억원을 가뿐히 넘는 기록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베이직캐주얼의 폭발적인 세력확장은 베이직캐주얼이 여성복이나 남성복 브랜드의 소비자를 빼앗아오고 있기 때문. 베이직캐주얼 브랜드들은 최근 스타일을 크게 다양화하면서 영 캐주얼의 더플코트와 인조 스웨이드, 스포츠의 스키복 등의 아이템을 빼앗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베이직캐주얼 업체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저렴한 가격, 다양해진 아이템으로 타 복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들어 베이직캐주얼 브랜드들의 소재와 스타일이 한층 고급스러워졌고, 내년에는 여성라인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여 베이직캐주얼의 세력확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겨울 캐주얼 업체들의 더플코트 판매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작년 더플코트의 판매를 주도했던 영 캐주얼 브랜드들의 더플 판매가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에 비해, 베이직캐주얼 브랜드들은 물량을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급증해 몇 차례 리오더를 진행하는 등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이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너도나도 전년에 비해 2∼3배 더플코트 물량을 늘렸다는 얘기를 듣고 올해는 ‘많이 팔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군다나 여성 영 캐주얼이나 스포츠캐주얼 등 타 복종에서도 다들 더플을 내놓아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전년보다 잘 팔렸다. 올해 겨울은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다운보다 방모 소재 제품의 인기가 높아진 까닭이다. 처음엔 재고 걱정을 하던 타 브랜드들도 모두 몇 차례 리오더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티즘’ 패션시장 강타
‘「A6」의 컬러풀 티셔츠’ ‘「푸마」의 스니커즈’ ‘「키플링」의 캐주얼 백’ ‘휘트니스 센터’…
스포티즘에 대한 열풍은 2001년 패션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화두 중의 하나.
올 한해 스포츠라는 테마는 더 이상 전통 스포츠 브랜드만의 독점물이 아닌, 패션 전반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스포티즘은 사회가 발달하고 고도화될수록 더욱 발달하는 분야로 향후 몇 년 동안 패션시장의 커다란 흐름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스포티즘 열풍이 가장 무섭게 확산된 시장은 스니커즈와 스포티한 캐주얼 가방 등의 잡화 라인. 특히 스니커즈 붐은 기존 슈즈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올 하반기 「푸마」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들은 매장의 신발 매출 가운데 스니커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를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이들은 기존의 두잉 스포츠(Doing Sports)에서 벗어나 패션성을 가미한 의류라인 제안에 주력하고 있다. 「나이키」는 기존의 트레이닝 개념의 의류라인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의류라인으로 구성된 ‘f2’매장을 선보였다.
「플랫폼」 「쌈지스포츠」 「닥터마틴」 등의 패션 브랜드도 기능성에 패션성을 겸비한 상품으로 스니커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에스콰이아도 지난 11월 압구정동에 스니커즈 편집샵 「B4」 1호점을 오픈했고 「소다」 「MCM」 등의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에서도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포티한 기능성 가방 전문샵 「주마」가 선을 보인데 이어, 스니커즈와 캐주얼 백을 출시하고 있는 「이코」도 대리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의류브랜드들도 스포츠 웨어와 패션 브랜드 컨셉을 겸비한 패션상품을 내놓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작년 겨울 첫 선을 보인 여성복 「A6」는 페미니즘이 큰 축이었던 여성복 시장에 스포티한 컨셉의 파격적인 컬러, 소재 상품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이엑스알코리아가 스포츠와 캐주얼이 접목된 새로운 감각의 캐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