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중개업자만 ‘횡재’

2007-01-10 정인기 기자 ingi@fashioninsight.com

패션기업, 주요상권 중대형 점포 쟁탈전 가열

최근 모 중견 패션업체는 명동에 30평짜리 직영 점포를 얻었다. 이 점포를 얻기 위해 이 회사는 보증금 5억원에 권리금 5억원, 월세 4천만원, 부동산 중계료 1억원을 지불했다. 은행금리를 10%만 잡아도 월 5천만원이 임대료로 나가는 셈.
관계자들에 의하면 “초기에는 임대료가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3∼4개 패션업체가 자존심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올라갔다”고 한다.
게다가 과열경쟁 탓에 우쭐해진 건물주는 ‘건물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점포를 비워줘야 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덧붙였다고 한다.
신규 브랜드를 준비중인 한 업체는 최근 강남역에 65평짜리 점포를 구두 계약했다. 보증금 15억원 월 1억원이라는 거액이었지만 일단 좋은 매장을 얻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서둘러 계약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건물주가 이미 세들어 있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헛물을 켜야 했다. 이 건물에 세들어 있는 업체가 점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임대료를 더 올려주는 것은 물론 매일같이 케익을 비롯한 갖가지 선물 공세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방어전에 나섰기 때문.
한 패션업체 임원은 “너도나도 명동, 강남역 등 핵심상권에 점포를 낼려고 하는 탓에 임대료가 천장부지로 올랐다. 한 달에 1억원의 점포세를 내려면 적어도 5억원은 팔아야 하는데, 웬만한 브랜드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자와 건물주만 좋아졌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홍보와 대리점 영업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투자대비 효율을 따진 후에 점포를 오픈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
관계자들은 “A급 상권에 매장을 여는 것이 인지도 확산과 홍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상품을 비롯한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 효율은 물론 고객들에게 거부감을 줘 브랜드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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