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현상 유지도 힘들어’

2006-12-29 엄수민 기자  

봄 물량 50%이상 축소·문 닫는 매장도 늘어


‘장사를 시작한 이래 이런 불황은 처음이다’, ‘IMF때는 지금과 비교하면 호황이었다.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
동대문 의류 상인들의 한숨이 날로 커지고 있다.
디자이너클럽, 밀리오레밸리, APM, 밀리오레, 두타 등의 도·소매 쇼핑몰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매장은 올 추동 전년의 50%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이너클럽의 한 여성 정장브랜드의 사장은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만들어 판지 25년째다. 지금까지 통장에 거의 현금을 넣어두고 살았는데 요즘은 들어오는 돈은 없고 빠져나가기가 바쁘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어야할 시장이 한산하니 말 다한 것 아니냐”며 고충을 털어놨다.
밀리오레 명동점 마케팅팀의 성상현씨는 “매장별 매출이 평균 30∼50%가량 줄었다. 임대료를 제때에 내지 못하는 점포들도 늘고 있다. 지하 2층 ‘G2B2’매장은 세일에 들어갔음에도 불구, 여름보다 매출이 더 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2∼3년전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했던 동대문 밀리오레, 두타 쇼핑몰에는 최근 빈 매장들이 늘고 있는 추세. 매장의 현상 유지가 힘들어지면서 매장을 떠나는 점주들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황으로 동대문 시장 브랜드들은 봄 상품 물량과 스타일 수를 전년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 매장을 채울 만큼의 기본적인 상품만 만들고 무리한 생산은 않겠다는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여성 정장 브랜드들의 움직임은 더욱 위축된 상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캐주얼화의 확산으로 수트 정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니트 등 캐주얼 상품을 보강하거나 독특하고 고급스런 디자인·소재의 상품으로 상품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일평화의 여성 정장 브랜드 「조셉지」의 정금연 실장은 “시장 브랜드도 기획력과 소싱력이 관건이다. 국내 원단과 생산에 의지하고 있는 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익숙했던 아이템·패턴·생산라인에서 벗어나 시장과 소비자들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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