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유통의 바로미터

2006-12-29 조정민 기자 < jeong@fashioninsight.com>

‘이마트 공항점’

2003년 1월 24일.
제법 쌀쌀하고 한바탕 비라도 쏟아질 것 같은 흐린 날씨에도 김포공항앞에는 사람들과 주차하려는 차로 북적인다.
공항로에서 주차장까지 진입하는데만도 10분이상 소요되고, 1천250대를 세워놀 수 있는 주차장은 이미 만차다.
2년 가까이 불 꺼진 건물만 남아 조용했던 김포공항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김포공항 옛 국내선 청사에 이마트 공항점이 들어섰다.
인천공항으로 국제선 업무가 이관되면서 2년 가까이 불 꺼진 건물만 남아 썰렁했던 김포공항이 교외형 쇼핑몰로 탈바꿈한 것.
공항점 앞은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과 안내요원, 오픈 행사에 참여한 소비자들로 분주하다. 매장 안은 값싸고 좋은 상품들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이날 공항점을 방문한 사람은 2만여명, 차량은 1만여대, 하루에 올린 매출은 15억원이었다.

백화점보다 더 백화점 같은 곳
이마트 공항점은 할인점과 60여개 국내외 브랜드를 갖춘 테넌트 매장, 각종 부대시설을 7천평 안에 구성했다. 타 매장보다 좋은 제품들이 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널찍한 통로, 깔끔한 인테리어 덕분이다.
백화점 수준의 조명 밝기도 상품과 매장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준다.
“벌써 이 곳의 팬이 됐다”며 이야기를 시작한 김소현(34)씨는 “화정의 롯데마트, 월마트에서 주로 쇼핑을 했었다. 그러나 여기가 매장도 크고 공간도 쾌적해 훨씬 백화점 분위기가 난다. 또 주차공간도 넓어 편리하다. 어제 사갔던 과일과 생선을 집에 가서 먹어보니 맛이 있어, 오늘 또 쇼핑하러 나왔다. 올해 설 차림은 여기서 구입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화곡동에 사는 이순자(55)씨는 “무엇보다 쇼핑몰 곳곳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쇼핑하다가 힘들면 잠시 쉴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또 곳곳에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는 점도 맘에 든다. 백화점보다 더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공항점은 전체 면적의 20% 이상을 편의공간에 투자했다.
공항점의 중앙부를 텅 비워 만든 ‘햇빛광장’ ‘하늘광장’ ‘푸른광장’은 쇼핑객들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곳이다. 광장에는 가족 쇼핑객들이나 젊은 남녀가 쇼핑을 마치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이서영(32)씨는 “자판기에 25~30여종의 다양한 음료수가 들어가 있고, 대형 멀티비전도 설치되어 있어 쉬는데 심심치 않다”고 말한다.
또, 각종 공연이나 스포츠 티켓, 항공권을 살수도 있으며 웨딩·유학·이사 등의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애견병원·호텔과 미용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박승철헤어스튜디오」의 한지희 매니저는 “다른 매장과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현재 가격은 10%정도 저렴하다. 쇼핑도 하면서 머리를 손질할 수 있어, 시간이 부족한 직장여성들에게 반응이 좋다. 백화점은 8시 정도에 폐점하지만, 여기는 밤 11시, 토요일에는 12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저녁 8시 넘어서는 다소 먼거리에서 오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마트 공항점은 단지 제품만 사는 곳이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
공항점이 오픈한 같은 날, 국제선 2청사 4층에는 「엠파크 9」라는 총 9개의 상영관을 가진 2000석 규모의 대형 멀티플렉스관이 들어섰다.
이마트 공항점을 찾는 고객 중 상당부분은 「엠파크 9」에서 온 고객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즉, 공항점과 「엠파크 9」는 고객를 유치하는데 있어 윈윈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셈.
공항동에서 사는 김은아(27)씨는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주말에 영등포까지 나가기가 귀찮았는데, 가까운 곳에 이런 시설이 생겨 기분이 좋다”며, “(시내·공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바로 올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가양중학교에 다닌다는 김지한(15)군은 “할인점이라고 해서 아줌마들이 쇼핑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 보니 안 그렇다”며, “게임방이 있어 들어가 보니, 최신 오락들도 많았고, 한 곡에 100원씩 저렴한 가격으로 노래방 기계도 이용할 수 있었다. 사용해 보니 음향도 좋았다. 또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웹텔로 친구들에게 내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고 말했다.
공항점에는 다른 할인점보다 유난히 젊은 고객들이 많다.
공항점은 영화, 오락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이기 때문.
이마트는 공항점에 기존 할인점보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을 구성했다. 향후 가능성있는 상권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공항점 박주성 점장은 “올 1/4분기까지 테크노마트, 야외골프연습장이 들어서고, 대형 소매점과 각종 전문매장, 놀이공간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