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감성 찾아 성공 내년엔 파리진출

2006-10-27  

류지영 「그랜드마더」 대표

“동 대문은 독창적인 공간입니다. 디자이너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마음껏 펼치면서 소비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들을 수 있는 곳이죠. 한편으로 돈벌이가 되기도 하고요. 그러한 면에서 동대문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기회의 장’이라고 할까요?”

류지영 「그랜드마더」 대표는 동대문은 자신의 감각을 펼치고픈 디자이너들에게 더 없이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로 옷을 만들고 매장을 꾸밀 수 있고, 노력한 만큼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든 옷이 소비자들에게 평가 받고 마니아들이 생길 때의 기쁨. 류지영 대표는 「그랜드마더」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기쁨과 경영 수업을 쌓았다.

우연히 숨은 감성 찾아
동대문 1세대 디자이너로 통하는 류지영 대표가 디자이너가 된 것은 우연히 이뤄졌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녀 역시 여느 여자들처럼 옷을 좋아했을 뿐, 자신에게 이 분야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단 남들보다 호기심이 많아서였을까? 대학교 3학년 때 시대복장학원과 세잔디자인학원에서 패턴과 인테리어 수업을 받은 것.

이후 그는 의상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갖게 됐고, 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으로 보세 브랜드인 「비상구」와 「포사」에서 VMD로 입사한 것. 입사 후 그는 자신이 가진 감각과 지식을 업무에 반영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 것. 당시 그는 바디 마네킨, 스탠실 기법 등을 의류 매장 인테리어에 처음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류 대표가 본격적으로 디자이너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그 이후 밀리오레 기획실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어느날 매장을 구성하다가 문득 ‘나도 옷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그래서 몇 가지 옷을 만들어 보여줬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거예요. 자신감이 생기자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 매장을 냈죠.”

이후 류지영 대표는 매장운영과 의상 공부를 병행했고, 동대문에서 주최하는 컬렉션에도 참가하며 자신만의 디자이너 세상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옷
류지영 대표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여성스러운 실루엣에 디테일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녀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내면의 미까지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그랜드마더」란 브랜드 명은 할머니가 만들어 준 옷이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정한 거예요. 평범하지 않은 유니크함을 통해 모든 여성이 한 벌쯤은 가져보고 싶은 옷을 통해, 내면의 미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동대문은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디자이너들이 겸손함과 배려심을 갖출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옷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류 대표에게 동대문은 배움의 장소이기도 하다.

“감각만 믿고 덤비다가는 자칫 소비자와 소통이 단절될 수 있죠. 동대문은 디자이너로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죠.”

내년 2월 파리에 매장 오픈
올 초 두타 지하 1층에 「그랜드마더」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류 대표가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해외시장 진출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이탈리아 디자이너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2월에는 파리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파리에 매장을 낸다지만 그리 거창하게 볼 필요는 없어요. 섣불리 백화점이나 세계 무대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파리 매장 오픈은 디자이너로서 그저 제가 만든 옷을 세계 시장에서도 평가를 받고 싶어서예요. 아직은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지금은 과정이라 생각해요. 동대문은 이런 차원에서 저에게는 중요한 곳이죠.”

동대문을 통해 소비자들을 알고 디자인 외 마케팅, 영업, 매장 운영 등을 더 배운 후, 준비된 모습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류지영 대표의 생각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류 대표. 내년 파리 매장 오픈과 동시에 한국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건 매장 운영이라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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