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대문에서는 내셔널 브랜드 시장이 주지 못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얻기 위해서는 동대문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동대문에 안주하면 동대문이 지닌 가치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
동대문의 가치를 묻는 질문에 대한 유인식 대표의 첫 말이다.
유인식 대표는 아웃도어와 트레이딩복을 주력으로 생산 유통하는 에스제이트랜드의 대표다. 이 회사는 한 때 이랜드와 나이키 등의 납품처이기도 했다. 현재는 자체 공장 한 곳과 의정부 전주·대구·부산 등지에 5개의 협력 공장을 관리하면서, 동대문을 비롯한 전국의 도소매 유통점 1500곳에 상품을 공급해 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지오이탈리아」란 브랜드로 내셔널 브랜드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내셔널 브랜드 시장에서 동대문으로
유인식 대표는 동대문에서 기반을 다져 내셔널 브랜드 시장으로 진출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역으로 내셔널 브랜드 시장에서 기반을 다져 동대문으로 들어온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동대문에 들어올 당시에도 유 대표는 나이키 등에 상품을 납품하고 있었다.
“동대문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죠. 당시 중국 생산이 늘면서 국내 대형 오더들이 넘어가는 조짐을 보이더군요. 오더만 받아서 하는 사업은 갈수록 부가가치가 없어질 거라는 판단이 들더군요. 또 다른 이유는 이제는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유인식 대표가 동대문에 들어 온 것은 1999년 3월. 하지만 동대문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이보다 4~5년 전부터 가졌고, 수시로 시장조사를 해 왔다.
동대문 입성은 신평화상가 2층 계단 옆 벽다이 매장부터 시작했다.
“당시 아웃도어와 트레이딩 등은 주로 4층에 있었죠. 이 때문에 4층을 권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가만히 보니 상가에 엘리베이터가 없더라구요. 목적구매 때문에 고객들이 어쩔 수없이 4층까지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2층에 매장을 내면 이를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2층 매장은 너무나 비싼데다가 좋은 자리도 없어, 생각 끝에 정식 매장은 아니지만 4층으로 올라가는 고객 잡기에 용이한 계단 옆 벽다이 매장을 잡은 거죠.”
유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4층으로 올라가던 고객들을 흡수해 매출은 급격히 올라갔고, 급기야 유 대표의 매장에 자극 받은 매장들이 주변에 하나 둘 생기면서 1년 후 4층 매장은 결국 고사(?)되기에 이르렀다.
생산에 대한 자신감… 초창기에는 시행착오
유인식 사장이 동대문을 택한 데에는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동대문 입성 당시에도 생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죠. 재고 관리를 위해 전산시스템도 갖추었고, 대구 원단업체도 다이렉트 거래하면서 많이 알고 있었죠. 디자인 능력만 보강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보고, 정식 디자이너를 두기로 했죠.”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과 투자에도 불구, 유 대표의 동대문 입성 초기는 순조롭지 않았다. 고객에 대한 분석 없이 지나치게 최신 유행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은 것이다.
“속된 말로 고객은 40대인데 상품은 20대였던 거죠. 결국 컨셉트와 고객 타겟을 다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디자이너에게 휴가비 일체를 부담해 5박 6일간 휴가를 보냈어요. 대신에 휴가 일정을 전국 거래처가 있는 곳으로 잡도록 했어요.”
휴가를 다녀 온 후 컨셉트와 타겟에 대한 재정비가 있었고, 유 대표의 사업은 이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한 아이템의 경우 3일 간격으로 14차까지 리오더를 진행하기도 했다.
브랜드로 다시 내셔널 시장으로
유인식 대표는 최근 오랜 준비 끝에 아웃도어와 트레이딩복을 중심으로 한 패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지오이탈리아」란 브랜드에 내셔널 브랜드 출신의 인원도 보강했다.
상품은 국내 5개 자체 공장과 해외 생산을 병행해 공급해 갈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브랜드에 납품하던 시기부터 가졌죠. 지금도 유력 패션업체로부터 납품요청이 있지만 이제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