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피플의 ‘4개의 얼굴’

2006-10-27  

동대문은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감성과 열정만 있으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그들이 지닌 감성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소비자와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로 성공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디자이너를 꿈꾸며 동대문에 들어온 4명의 어제와 오늘의 경험을 통해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겪는 좌절과 갈등, 또 이를 극복하고 적응해 가는 사례를 취재했다.



“자신이 가진 감성을 소비자와 소통하라”
극복기 - 이윤태 「쿤」 사장
동대문 생활 15년 차의 이윤태 사장. 불혹의 나이에도 20대 청년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 사장이 동대문에 들어 온 것은 순전히 옷이 좋아서다. 입성도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 매장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남대문에서 시작해 동대문으로 들어 온 이 사장은 현재 ‘무한질주’라는 상호로 남성캐주얼 「쿤」 「M.U.G.G」 「리플렉션」 「리얼리티 바이트」라는 네 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동대문에서 내가 깨달은 교훈은 디자이너의 임무는 ‘팔릴만한 옷’ ‘입을 수 있는 옷’을 얼마나 감각 있게 풀어내느냐는 것이죠. 이는 동대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가진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이윤태 사장의 생활은 모두 ‘옷’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옷에 대한 애정을 ‘옷에 혼을 실어라’ ‘즐기는 자 노력하는 자보다 뛰어나다’ ‘디자이너는 눈 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에서도 잘 나타난다.



“처음 동대문에서 장사를 시작할 때 누군가 저에게 ‘돈 버는 법보다 돈 주는 법부터 배우라고 했어요. 어떻게 하냐고 하니 신뢰를 쌓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실천했죠. 덕분에 지금은 주위의 경쟁업체보다 고급 원자재 및 부자재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어요.”



이 사장은 최근 디자이너로 기반을 다진 쇼핑몰 ‘apm’에서 신규 쇼핑몰인 ‘유어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가 이곳으로 옮긴 이유는 ‘브랜드로 진출을 인큐베이트하겠다’는 이 쇼핑몰의 사업 비전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돈은 벌만큼 벌어봤어요. 이제는 나의 감각이 묻어 나는 옷을 동대문을 찾는 사람만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입히고 싶어요.”




  ‘자기개발 통해 나갈 길 찾아’
적응기 - 경영자로 변신한 황정아 「케이트」 사장
동대문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감각 하나 만으로는 어렵다. 판매수완은 물론 경영능력도 필요하다. 동대문 사람들이 최근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부티크와 웨딩샵 디자이너를 꿈꾸는 황정아 사장도 마찬가지. 황 사장은 여동생 친구의 권유로 동대문에 둥지를 튼 지 6년째다. 처음에는 「리리크」란 브랜드로 시작 해 현재는「케이트」와 「티유」란 브랜드로 제일평화와 두타에서 영업하고 있다.



황 사장은 6년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요즘 들어 과거보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래서 최근 디자이너 일은 동생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사업가이자 경영자로 거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변신을 도와주는 것은 ‘책’이다. 특히 잭 월치나 피터 드러커 전집과 같은 경영서적은 어느덧 그의 경영지침서가 됐다.



“동대문 시장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다 보니 어느 순간 공허하고 혼란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러한 혼란함을 잡아준 것이 이들 책이예요.”



그는 또 “2년 전쯤 이었을까? 그 당시 연일 높은 매출을 올려 많은 수익이 날 줄 알았어요. 하지만 결산을 해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지금 생각하니 집중도, 적중도에 대한 경영원칙만 알았어도 그러한 시행착오는 막을 수 있었을 텐데요.”



황 사장은 최근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 귀절을 ‘지피지기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고쳐 머리에 새기고 있다.



“두 글자 차이지만 속뜻은 크다고 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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