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호 ‘립언더포인트’ 디자이너

2018-08-13 강경주 기자 kkj@fi.co.kr

시즌리스? ‘립언더포인트’는 이어리스(yearless)!

스트리트 캐주얼 ‘립언더포인트’는 근 2~3년 사이 든든한 서포터를 차례로 만났다. 2016년은 디지털 프린팅 기업 세기TnF를 만나 회사를 합병했고 올 초에는 새로운 투자자를 만나 립언더포인트코리아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다.

‘립언더포인트’가 디자이너 브랜드로의 뚜렷한 개성과 커머셜한 능력까지 갖췄다는 방증이다.예상치 못한 행운의 연속일까? 이총호 디자이너는 “누군가 ‘패션을 그만두지 말고 계속해야해!’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총호 디자이너가 올 F/W 신상품 스웨터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 창의성에 시장성까지 갖춰나가는 ‘립언더포인트’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서울 장안동의 ‘립언더포인트’ 사무실은 패션 디자이너의 바쁜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날씨지만 행거 가득히 걸린 가을/겨울 컬렉션의 샘플부터 테이블 위에 놓인 패턴 작업의 흔적들까지. 정돈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디자이너의 열정은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사실 얼마전에 물류를 새로운 창고로 이전해서 조금은 정돈이 안되어 있죠(웃음). 올해 초 새로운 투자자를 만나면서 별도의 물류 창고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올 가을/겨울 시즌부터는 온라인 벤더와 계약하고 국내 온라인 영업도 아웃소싱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전까지는 모두 직접 해야 했던 일이죠. 지금은 덕분에 디자인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됐습니다.”


“투자가 계속되면서 디자이너로서 하고 싶은 작업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게 됐죠.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스웨터가 12개 스타일 정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정말 쓰고 싶은 소재였는데 꽤나 많은 스타일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됐죠. 브랜드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보도 영국에서 촬영해 브랜드의 감도를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디자이너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진 저 자신을 위한 디자인을 했다면 지금은 회사를, 팀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할까요? 디자이너로서의 창의성과 판매를 위한 대중성을 모두 고려하는 셈이죠. 이에 따른 스트레스나 어려움도 이젠 즐기고 있습니다. ‘립언더포인트’가 하나의 패션 레이블로 커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콩 i.t에서 꾸준한 수주
    국내 위한 커머셜 디자인 출시


스트리트 캐주얼 ‘립언더포인트’는 브랜드 자체가 디자이너의 모습을 투영한 브랜드다. 이총호 디자이너는 자신의 입술 밑에 있는 점을 시그니처로 삼고 브랜드 이름을 짓고 그 모습 그대로 로고를 만들었다. 브랜드의 콘셉트도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모델들은 캣워크에서 벗어나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며 런웨이를 리얼웨이로 탈바꿈시킨다.


“‘립언더포인트’는 해외 브랜드이기 때문에 바잉하는 현지에서는 볼 수 없는 콘셉트여야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꾸준한 바잉은 어느정도 브랜드가 가진 키워드나 이미지가 전달됐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재미 요소는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홍콩 i.t에서는 꾸준한 수주가 일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 패션 기업 차이나팅이 억 단위 물량을 바잉했다.


이총호 디자이너는 이러한 인기의 비결을 “해외 바이어의 반응은 한결 같다. 뭔가 다르고 재미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립언더포인트’는 시즌리스가 아닌 이어리스(yearless), 즉 연도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다. 트렌드에 휩쓸리는 브랜드가 아닌 꾸준히 지속되는 컬렉션을 내놓겠다는 포부다.


“‘립언더포인트’의 지향점은 ‘나이키’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이키’의 에어맥스 운동화는 90년대에 출시된 아이템이지만 지금도 새로운 디자인과 재해석을 통해 20년 간 최고의 운동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난 시즌의 컬렉션이라고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업그레이드로 새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봅니다. 브랜드가 시즌 컬렉션이 아닌 라인으로 전개되는 거죠.”


‘립언더포인트’는 국내외 페어에 참가할 때 타 브랜드에 비해 행거가 가득 차있다. 이전에 출시된 컬렉션을 모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018 인디브랜드페어에서 만난 중국 바이어는 지난해 출시된 네버다이 컬렉션을 억대 물량으로 수주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 사이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스타일을 보여준 덕분이다.


“‘립언더포인트’는 앞으로도 브랜드 특유의 ‘위트’를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간 화려한 컬러와 그래픽으로 해외 홀세일 시장에서 인정받았으니 국내 소비자를 위한 커머셜한 디자인도 준비 중입니다. 올 가을/겨울 컬렉션은 그런 부분이 강조될 겁니다.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패션 브랜드 ‘립언더포인트’의 도약을 기대해주세요.”


스웨터에 사용된 그래픽은 이 디자이너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래픽으로 재해석해 직접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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