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생태적 지위 가진 콘텐츠 한계…네이버 카카오 경쟁 불가피
브랜디-셀피, 에이블리-버티컬 '체인플랫폼'에 집중

브랜디와 에이블리로 대표되는 MZ 쇼핑앱 간 ‘쩐의 전쟁’ 승자는 누가 될까?
에이블리(대표 강석훈)는 지난달 6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6월 620억원 규모 시리즈B 익스텐션 라운드 투자 유치 이후 6개월만이다. 이로써 에이블리 누적 투자는 1730억원을 넘어섰다. 브랜디(대표 서정민) 역시 지난해 6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네이버로부터 200억원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장기적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패션 카테고리 셀러들을 브랜디 콘텐츠로 흡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이들 플랫폼들은 굵직한 투자를 유치하면서 패션시장에 이슈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넥스트 스텝에 대한 고민이 깊다.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더 많은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카테고리와 BM을 확장하고 있다. 브랜디는 헬피와 셀피로, 에이블리는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콘텐츠 기반 수익모델을 만들었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카테고리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초기 기대치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네이버, 쿠팡, 카카오의 패션 카테고리 확장으로 쇼핑앱만의 차별성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브랜디에 투자한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에 이어 신상마켓과 최근 왕도매 중심의 탑탑(Toptop)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확장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해 지그재그 인수이후 시니어와 유력 브랜드로 카테고리를 무한 확장하고 있어 이들 쇼핑앱 MS를 흡수해 나가고 있다.
또한 패션 대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며 자사몰을 성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에이블리와 브랜디가 투자 받은 이후의 넥스트 스텝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한경쟁의 중심에서 아직까지 생태적 지위를 가진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에이블리와 브랜디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1차로 브랜디는 셀피, 에이블리는 체인플랫폼을 넥스트 스텝으로 외치고 있다. 브랜디는 자체 풀필먼트를 기반에 두고 셀러들과 도매를 연결해 공급경쟁력을 더해준다. 현재 1500여명 헬피 셀러들을 1만여 도매 상들과 연결하며 누적 46만여 가지 아이템을 선보였다. 또한 에이블리는 셀러에게 공급경쟁력을 더하는 것은 물론 셀러가 직접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체인플랫폼을 위한 인프라 작업이 한창이다.
복수의 이커머스 전문가는 "플랫폼 기술력은 어느 앱이나 상향 평준화 됐고, 무료 배송, 빠른 배송, 풀필먼트는 이제 플랫폼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됐다. 이제부터는 소비자들을 매료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한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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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디-셀피 VS 에이블리-체인플랫폼
브랜디와 에이블리는 동대문의 빠른 상품 소싱력과 인플루언셀러들이 갖는 구매 영향력을 결합해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플랫폼 모두 셀러들에게 사입, 판매, CS, 물류를 대행하는 동시에 이들이 SNS를 통해 더 많이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그대신 수익의 90%는 플랫폼이 가져갔고, 10%를 셀러들에게 공유했다.
브랜디의 넥스트 스텝은 동대문 도매와 셀러들을 연결하는 B2B 플랫폼 셀피다. 도매상들이 직접 대형 셀러로 등장해 공급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판매 경쟁력 있는 셀러에게 공급경쟁력을 갖춘 도매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브랜디는 자회사 아비드이엔애프(대표 정시완)를 설립, 매일 4회 사입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셀피에 가입한 회원 수는 1만 1725명이며, 46만개 상품이 등록됐다.
정시완 아비드이엔애프 대표는 "동대문 도매상과 판매자를 연결하면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셀피 쇼룸을 오픈했고, 2만 여벌의 도매상들의 신상들을 선보이면서 직접 셀러들과 도매상들을 연결하는 접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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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도 이에 지지 않기 위해 지난해 '체인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강석훈 대표는 "제조와 소매, 제조와 도매를 연결해 밸류체인 전반을 커버하는 모델"이라고 체인플랫폼에 대해 설명했다. 다시 말해 셀러들과 제조공장을 매칭해 셀러들을 아이템 제작 및 생산 과정에 투입시키고, 셀러들이 원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주문 생산할 수 있게 하는 D2C 사업이다.
체인플랫폼은 개별 셀러들은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잘 팔릴) 트렌드 상품을 직접 기획해 생산할 수 있다. 셀러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하고 판매 또는 생산하고 싶은 아이템을 사진으로 올려놓으면,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접근, 매칭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강석훈 대표는 "국내외 다양한 제조공장과 셀러를 연결해준다면 셀러들은 손쉽게 상품을 소싱할 수 있게 되고, 판매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에이블리를 통해 누구나 창업을 도전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상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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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저들이 평가하는 경쟁력은?
한 이커머스 전문가는 "패션 플랫폼들은 패션이라는 카테고리를 이용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데 집중한 버티컬 커머스 전략으로 성장했다. 원하는 스타일이 다른만큼 고객 취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을 만족시키는 큐레이션과 데이터가 중요했고, 버티컬 플랫폼은 소비자들의 연령대와 원하는 스타일과 가격 등 다양한 조건을 스스로 설정해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했고, 넥스트 스텝으로 그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인플루언셀러들을 앞세워 직접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브랜디 앱을 살펴보면 '하루배송'이라는 택이 붙은 셀러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브랜디 풀필먼트를 이용하는 셀러들로, 1500여명의 헬피 셀러들이다. 이들과 누적 1만여 도매상들을 연결, 현재까지 46만여개 아이템들을 선보였고, 1195만건의 주문량이 발생했다. 평균 쇼핑 1회당 2.5만원 소비를 하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3000억원 거래액이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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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의 체인플랫폼은 셀러와 동대문 도매상을 연결을 넘어 생산공장을 직접 연결한다. 인기 셀러 PICK으로 대박이 난 아이템을 직접 생산하면서, 충분한 판매 재고 확보와 리드타임 축소, 셀러 수익성 극대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사입과 물류, 배송, CS 전 과정을 대행하는 풀필먼트를 체인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에이블리만의 제작과 도매 네트워크를 통해 셀러가 원하는 스타일이 담긴 상품을 직접 기획할 수 있고 중간 유통을 삭제해 더 큰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공개는 어렵지만 현재 목표한 생산공장 및 도매 회원 네트워크를 50% 이상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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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저들의 체크 포인트는?
플랫폼들의 버티컬 전략 핵심은 매력적인 아이템을 선보여 소비자를 앱에 머물게 하는 LOCK-IN이다. 하지만 브랜디와 에이블리가 말하는 넥스트 스텝은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동대문 홀세일로 시작해 브랜딩을 통한 제조 기반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패션시장을 활성화할 차기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브랜디와 에이블리에게 있어 좋은 소식은 아니다.
동대문 기반의 빠른 상품공급과 가격경쟁력이 핵심이지만, 제조 기반을 갖춘 동대문 도매상들이 자체 브랜드로 진출하면서 이마저도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 또한 최근 소비자들 역시 뚜렷한 정체성과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는 브랜드에 특별함을 느끼는 추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판매에 특화된 인플루언셀러가 패션 아이템 기획에 관여함에 있어,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특히 에이블리와 브랜디 소비자들은 매일 수천여 신상에 익숙해져있다. 아이템 기획부터 생산까지 수일부터 몇 달까지 소요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로열티를 떨어트리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패션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인플루언서가 아이템 기획과 생산 주체가 되면서 아이템 퀄리티에 신경쓰고, 이들이 전면에 나서 콘텐츠로서 폭발적인 커머스를 이끌 수 있다면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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