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화학, ‘HAGO’ 앞세워 넷플릭스式 여성플랫폼 구축

2022-02-15 황연희 기자 yuni@fi.co.kr

25개 디자이너 브랜드 보유…무신사式 콘텐츠 파워 예고



패션 투자의 대명사 대명화학(회장 권오일)은 그동안 '캐주얼'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80%를 차지할 만큼 특정 마켓에 집중했다. 초기부터 홈쇼핑과 이커머스 기반이 강했기에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테고리에 쏠리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소싱과 재고관리 등 관리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오너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대명화학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하고엘앤에프(대표 홍정우)를 중심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HAGO'가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가 강한 B2C 플랫폼으로 안착했다고 판단된 지난해부터 성장잠재력 높은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여성복 시장의 무신사와 같은 콘텐츠가 강한 전문 플랫폼으로서 면모를 다지고 있다. 하고엘앤에프는 최근 1년 6개월 동안 25개 여성복 브랜드에 투자, 인수했으며, 입점 브랜드는 2000여개로 확장하는 등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HAGO의 투자를 유치한 ‘마가린핑거스’(왼쪽)와 ‘HAGO’가 데일리 캐주얼 웨어로 론칭한 PB ‘코일리’

◇ 대명의 여성복 꽃을 피운 'HAGO'
대명화학은 이미 모다아울렛, 패션플러스로 유통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지만 2020년 2월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플랫폼과 여성복이라는 숙제 두 가지를 한 방에 해결했다. 여기에 글로벌 마켓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까지 '하고'를 통해 이루겠다는 목표다.


하고엘앤에프(대표 홍정우)가 운영하는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는 W컨셉, 29CM에 비하면 후발주자로서 약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론칭 초기 입점 브랜드의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비즈니스 모델로 채택했다. 생산 원가 구조를 밝히고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판매가격을 책정, 대중의 펀딩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취지였다. 여전히 '최고의 제품'을 제안한다는 비전으로 펀딩 &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차별화하며 최근 '데카브' '링서울' '하고백' 등의 펀딩을 진행했다. 이후 '하고'는 입점 브랜드 수가 2000여개로 늘어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성복, 여성 패션잡화, 리빙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혔다.


지난 2020년 대명화학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하고'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확대하며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고엘앤에프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88% 성장을 기록했고 4분기 매출만 415% 상승했다. 앱 다운로드 수는 379% 증가, 월 평균 방문자수도 346% 늘어나는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새로운 유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하고(HAGO)'의 확실한 경쟁력으로 △ PB 전개 △ 신진디자이너 콘텐츠 확보 △ 온-오프 옴니채널 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고'는 수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백'을 시작으로 주얼리 '로아주', 핸드백 '아보네', '코일리' 4개 브랜드를 PB로 전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론칭한 '코일리'는 '아보네'의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선보인 캐주얼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데일리웨어로 인기다. 참신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패럴은 물론 가방, 모자,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제안한다.


또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투자 및 인수에 직접 나서면서 총 10개 기업, 25개 브랜드를 하고엘앤에프 관계사로 흡수했다. 2020년 8월 '로켓런치' '어몽' 등을 전개하는 스페이스 스테이션을 시작으로 마뗑킴, 가장 최근에 인수한 '마가린핑거스'까지 지난 1년 6개월 사이 25개 크고 작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하며 여성복 마켓에서 세를 확장했다.


여기에 작년 8월 롯데 동탄점에 오픈한 오프라인 플랫폼 '#16'은 '하고'가 투자한 16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편집숍으로 온-오프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며 'W컨셉' '29CM'과 또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이 밖에 MD들이 우수한 제품을 선별해 제안하는 큐레이션 코너, ONLY HAGO, 기간 한정 특가 상품 등 품질과 가격 만족도를 높인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 25개 브랜드와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이 승부수
거래액 1500억원 규모의 '하고'가 70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W컨셉, 무신사와 연합한 29CM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투자한 25개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이 관건이다. 물론 각각 브랜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더 나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하고'와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


약 1년 반 동안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인수해 온 하고는 총 10개 기업의 25개 브랜드(PB 포함)를 운영하게 됐다. 이 중에는 10여년 역사를 가진 스페이스 스테이션(로켓런치, 어몽, 큐리티, 콤스튜디오)이나 분더캄머, 리플레인, 르셉템버, 빈티지헐리우드 등 안정기에 접어든 브랜드부터 최근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마뗑킴' '히든포레스트마켓' '메종마레' 등 신예 주자들도 있다.


이들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독자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작년 8월 오픈한 오프라인 플랫폼 '#16'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핵심이다. 한국판 아마존고 플랫폼을 지향하는 '#16'은 이커머스 쇼핑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여성복, 패션잡화 디자이너 브랜드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스마트 결제 시스템 '오더하고'를 개발해 매장에서는 제품을 착용해 본 후 바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오더하고'를 통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고객들은 '#16'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를 경험해볼 수 있고 직접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편하게 배송받아 볼 수 있다.


하고엘앤에프는 올해부터 '#16'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롯데 동탄점을 시작으로 다점포화에 시동을 거며 각 점포별로 브랜드를 달리해 운영할 예정이다. 2년 내 2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16에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 능력을 확인한 브랜드는 단독 매장을 오픈할 방침이다.


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는 "'하고'의 경쟁력은 온라인에,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확장성이다. 투자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재무, 마케팅, 비즈니스 프로세스 수립 등 매니지먼트에 관한 것만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하고'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는 역할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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