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IT결합과 외부 콘텐츠 공유로 新 비즈니스 모델 개척해야
4차 산업혁명. 다소 생소했던 이 단어가 어느새 우리의 곁으로 불쑥 다가섰다. 올초 다보스 포럼은 이 단어를 주제로 삼았다.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직접 나서 “인류는 이미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었으며,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급속한 변혁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는 이미 그 변화의 바람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는가.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은 승패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지능을 지닌 소프트웨어는 산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시대, 한국의 패션산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패션인사이트>에서는 소비자와의 ‘소통’에서 그 답을 찾아보려 한다.
소비자들은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다. 인터넷과 해외 여행 등을 통해 폭넓은 정보를 손에 쥐게 되며 소비자는 프로슈머(Prosumer)로 진화했다. 이들은 패션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에 관여하며 그 안에서 특별한 가치를 찾기를 원한다.
따라서 소통의 기술도 변하고 있다. 수직적인 조직관계는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소비자와의 교감을 높이기 위해 한류와 IT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에 소비자는 즉각 반응한다. 환골탈태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까지 사로잡고 있는 패션 기업들의 사례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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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곧 고용이다
“10년 뒤 우리는 누구와 함께 일을 할 것인가?” 최근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가 패션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화두를 던졌다. 일순 청중들은 숨을 죽인 채 김대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면서 그간 고용문제에 대해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이어진 답변은 간단했다. 시야를 밖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현재 한국의 패션산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다양한 디자이너 및 홀세일 브랜드들로 인해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해외 유명 패션스쿨을 나온 인재부터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해 젊은 나이에 동대문으로 뛰어든 이까지 재능과 열정을 겸비한 이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꾸려가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 홀세일 브랜드는 대부분 1인 기업 체제로 운영된다.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까지 디자이너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신진 디자이너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알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전화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며, 공장에 문제라도 생기면 바로 뛰쳐나가야 한다. 매장에서 재고를 넣어달라는 요청이 생기면 직접 짐을 실어 나르고 외부 미팅으로 인해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날이면 새벽까지 처리하다 사무실 구석에서 몸을 누이기도 한다.
소비자는 안다. 이 상품에 얼마나 땀과 애정이 녹아들어갔는지 말이다. 덕분에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조금씩 자신의 컬렉션을 사랑해주는 마니아층을 늘려가며 성장하고 있다. 마니아들의 팬심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2주에서 한 달까지 걸리는 배송시간도 기꺼이 기다리며, 시즌이 출시되자마자 몇백만원씩 지불하며 전 컬렉션을 사모으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말한다.
기존의 패션기업들에서도 이들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아니 더 나아가 함께 미래를 꾸려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시선인터내셔널은 여성복 ‘르윗’의 F/W 컬렉션 디렉팅을 스타 디자이너 이명신에게 맡겼다.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이명신 디자이너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로우클래식’과 ‘로클’이라는 브랜드로 20~3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명신 디자이너는 단순히 디자인 기획에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전체 컬렉션부터 비주얼, 인테리어, 온라인 콘텐츠까지 전 영역을 디렉팅했다. 단순한 홍보 효과를 노린 게 아니라 브랜드 재정립을 위한 전략으로 콜래보레이션을 택한 것이다.
보다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파트너십을 맺은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전략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스티브J&요니P’와 M&A를 맺은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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