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획]백화점, 사상 초유의 역신장에 공황

2012-08-27 김성호 기자 ksh@fi.co.kr

빅3, 1~7월 누적 매출 전년대비 기존 점 역신장




백화점 업계 사상 초유의 역신장 사태가 발생했다.
유통 대기업 빅3 백화점 모두, 신규점을 뺀 기존점의 누적 매출(1~7월)에서 전년대비 마이너스를보인 것이다. 백화점별로는 롯데가 0.3%, 현대가 0.5%, 신세계가 0.8% 역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두고, 1960년대 이후 백화점업계에 처음으로 나타난 일대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상으로 올해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점 매출을 포함했을 경우, 빅3 백화점의 1~6월까지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소폭 신장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서 수익성 면에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빅3,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 크게 하락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1~6월까지 롯데쇼핑의 경우, 매출액은 11조8660억2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318억21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3%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 순이익도 5383억원으로 전년대비 -16.3%나 크게 감소했다.



신세계의 경우는 7334억4100만원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110억600만원으로 전년대비 1.0%로 미미한 신장에 그쳤다. 최근 2분기 영업이익만 놓고 볼 때, 전년대비 -10.5%로대폭 감소한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 매출은 신장했지만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7537억500만원으로 전년대비 1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38억9300만원으로 전년대비 -1.6%로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도 2068억4400만원으로 전년대비 -3.5%를기록했다.



이 같이 매출과 수익성 하락은 글로벌 경기 하락에 따른 국내 경기 위축이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유통 채널 다변화도 그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만 보더라도 본점의 45%선, 영플라자의 55%선이 롯데닷컴 매출이다. 여기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롯데홈쇼핑·롯데몰·롯데아이몰닷컴 등 롯데의 이름으로 전개하는 별도의 유통 채널만 7개에 이른다.



백화점들은 별도의 자사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경쟁업체의 또 다른 유통 채널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백화점 매출을 떨어뜨리고 있다.백화점의 쇼핑 환경도 고객 발길을 돌리게 한다. 한정된 백화점 공간 내에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키다 보니 쇼핑 환경이 더 좁고 불편해진 것.



반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복합 쇼핑몰은 넓은 매장과 동선으로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춰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복합쇼핑몰로 이동하는 현상이 현저하다.



◇편집숍 및 동대문 브랜드입점으로 상승반전
이에 백화점들은 실적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돌파구 찾기에 사력을 다하며, 대안 카드로 내민 것이 편집숍 및 동대문 브랜드들이다.



이들은 다양성과 트렌드, 여기에 가격까지 고객들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져 불경기 속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기 때문.



현대백화점 배준호 과장은 “과거 IMF때 백화점업계는 매출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지오다노」 「마루」 「니」 등, 당시 생소했던 베이직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이지캐주얼 브랜드를 대거 MD에 반영했다. 결국 이들 브랜드가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는 또 한번의 고비를 이겨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는 IMF때 이지캐주얼 브랜드처럼,최근의 어려움은 편집숍 및 동대문 브랜드가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에이랜드」를 입점시켜 일찌감치 편집숍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고, 롯데백화점은 이번 시즌 영플라자 MD 개편을 통해 이들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다.



여기에 과거처럼 매장 크기가 33㎡(10평)내외의 작은 규모가 아닌 쇼핑몰같이 66㎡(20평)~165㎡(50평)대의 파격적인 공간까지 제공한다. 영플라자 1~2층에는 최근 핫한 브랜드로 떠오른 「원더플레이스」 「스파이시칼라」 「스마일마켓」 「아이디(I.D)」 「밀스튜디오」등이 입점한다.



이들은  글로벌 SPA 브랜드도 밀어 냈다. 리뉴얼 과정에서 2층에 있었던 「자라」가 3층으로 이동한다. 이를 두고 업계는 “백화점들이 「자라」를 비롯해 글로벌 SPA 브랜드를 이제 외면하기 시작했다”며, “그간 성장 대안으로 여기며 큰 기대 속에 파격적인 수수료 및 면적 등의 혜택을 제공했던 「자라」 「H&M」 등의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면적대비 효율이 낮아 백화점에게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수수료 낮지만 매출 및 효율, 기존보다 앞 설 것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롯데백화점의 한 바이어는 “편집숍 및 동대문 브랜드에 파격적인 수수료를 제시했다. 하지만 SPA 브랜드 입점 경험을 살려 20%대 전후 수수료율에 맞추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두고 기존 브랜드들이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기존 브랜드보다 높은 매출로 평당 효율면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예로 기존 3개의 브랜드가 각각 33㎡(10평)씩 총 99㎡(30평)에서 5000만원씩 1억5000만원대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보다 이번에 입점하는 동대문 편집숍 99㎡(30평)의1개 매장에서 월 3억원대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이 높다고 계산한 것이다.



더불어 고객 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타 브랜드의 매출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플라자 1층에 입점하는 「원더플레이스」의 경우 대구 동성로점에서 월 5억원대, 2층에 입점하는 「스마일마켓」은 가로수길 매장에서 월 3억원대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스마일마켓」 관계자는 “이번에 입점하는 영플라자에서 오픈 초기 매출을 1억5000만원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동대문 베이스의 브랜드와 편집숍이 위기에 빠진 백화점을 일으켜 세우는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제대로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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