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5
이진환 한중패션유통연구소 소장
중국에서 패션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의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필자가 4~5년전 근무했던 항주준사기업유한공사는 당시 「FIELIX」 「BUHLER」과 같은 유럽 골프웨어와 여성복 「CIRCLE」 아동복 「BALABALA」 한국 영 캐주얼 「HUM」을 저장성과 장수성을 중심으로 총대리 하고 있었다.
준사는 당시 이미 장수성과 저장성을 중심으로 100여개 이상의 매장에서 연간 한화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었다. 물론 한국기업들은 준사를 대리상이라 지칭했으나 엄연한 패션기업이다.
현재 중국 대륙에는 자사가 직접 브랜드를 출시한 기업은 물론 지역 내 특정 브랜드의 총판권을 가지고 지역 패션회사로서 영업을 하고 있는 기업, 외국 브랜드의 라이선스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류기업, 그리고 대만, 홍콩 등 화교권과 일본 등에서 중국을 진입한 외자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패션기업들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면에서 한국 대기업을 능가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 역시 이곳 시장에 적합한 생존전략이 있는 것이다. 필자는 향후 중국을 진출을 희망하는 많은 한국의 중소업체들에게 ‘중국시장 안착을 위한 5가지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지역별 문화를 이해하고 최적 시장 선정
중국은 22개성이 공존하며 성별 편차가 큰 시장이다. 이러한 편차의 가장 큰 요인은 풍토에서 기인된 것이며 그러한 풍토로 인해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패션은 문화와 밀접한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별 문화와 풍토를 이해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이해를 통해 정확히 자사브랜드에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중소 패션기업들은 자본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선정된 1~2개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집중 전개해야 한다.
중국 지역별 문화와 풍토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지역 전문가 인터뷰나 다각도의 조사를 통해 제대로 연구하고 실제 눈으로 확인하면서 전략지역 선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일단 중국시장에서 50%이상 성패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2. 로컬 브랜드 성공사례를 연구하라
1992년 한·중 국교가 수립된 후 현재까지 한국패션협회의 통계를 보면 모두 84개의 규모 있는 브랜드가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또 개인 또는 군소 패션업계들의 진출 숫자를 헤아린다면 수 백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확히 몇 개의 브랜드가 성공했는지는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성공사례 조차 제대로 뽑아내기도 어렵다.
그런데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해왔는가?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 동안 중국을 먼저 진입한 선발업체들의 사례를 연구하면서 중국사업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은 그 동안 중국 패션유통 시장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성공확률이 10%대 전후인데 비해 대만, 홍콩 등 화교권 브랜드의 성공확률은 20% 이상이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규모 있는 패션기업들이 론칭한 브랜드 중 대다수를 성공시켰다.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연구하려면 바로 이들 화교권 브랜드들이나 중국 로컬 브랜드들을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를 토대로 중국사업을 전개해야 보다 높은 승산이 있다고 본다.
3. 현지 유통에 적합한 영업전략이 필요
앞서 강조한 부분처럼 중국 유통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전에는 결코 유통망 전개를 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사업 3~4년만에 몇 십억 적자를 내고 돌아왔다는 한국 패션업체들의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중국유통시장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기인된 결과이다.
그동안 우리 한국 패션업체들의 중국실패를 현지유통전문가들은 “자사브랜드의 론칭 지역도 제대로 기반을 구축하지 않은 시점에서 무모하게 원거리 매장을 전개”하거나 “비효율적인 1선 매장 중심으로 매장을 전개한 어리석은 전략”의 결과라고 비평한다.
최근 필자는 이러한 한국 패션업계의 중국시장 내 가장 큰 유통전략의 오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지난날의 전철을 반복해서 밟고 있는 브랜드가 있어 마음이 씁쓸하다.
4. 효율적 예산 계획 수립과 철저과 준수
일전에 한국의 모 패션업체를 방문했을 때 이런 얘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이 업체는 중국투자 10년 만에 난생 처음 위안화를 만져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사업 10년을 맞이하는 업체였으나 그 동안 수익도 없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중국시장에 투자만 해왔다.
또 다른 업체는 올 초 중국사업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번에는 적자규모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을 진출하는 목적은 막연한 투자가 아니라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BEP가 국내시장 보다 길 수 밖에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중국시장도 국내시장과 마찬가지로 비슷한BEP를 가지고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분기별로 지속적인 평가를 해가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중국시장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이 발생되더라도 무리한 예산소비는 줄여야 한다. 중국시장을 결코 장기적이거나 거시적인 안목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5. 중국시장 안착을 이끌 전문가 영입
천하를 얻으려면 인재를 사라고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특히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된다. 또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디자인, MD, 영업, 소싱 등 전분야에서 100% TO를 채우고 중국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다.
디자인 분야의 경우, 국내에서 디자인해 현지로 보낼 수도 있으며 일부 아이템은 현지 인지도 높은 디자인 컨설팅사에 외주를 요청할 수도 있다. 소싱 역시 대부분이 OEM으로 생산으로 이루어진다. 영업도 일부 매장은 중국 대리상을 통해 전개할 수도 있다.
오히려 중소기업은 중국시장에서 이렇게 사업을 전개해야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국내와는 달리 많은 협력사들을 거느려야 하는 중국법인은 이러한 B to B 비즈니스를 원할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관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문가의 기준을 단지 기존에 그가 중국사업에서 어떤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고 또한 연봉이 높다는 것만으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중국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중국법인의 CEO는 중국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패션 및 유통분야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하며 중국 내 많은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인물이여야 한다.
또한 이러한 세가지 능력과 함께 자신이 한국 국민이며 한국패션의 위상을 중국시장에 알려야 하는 중대한 사명을 가졌다는 소명의식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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