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엔터식스, 건대 스타시티, 해운대 쇼핑몰, 일산 킨텍스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송도 쇼핑몰 등 대형 복합 쇼핑몰 개점이 잇따르면서 패션 소매상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 10만㎡ 이상의 규모에 대형 마트, 영화관 등의 다양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지역별 상권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쇼핑몰과 인접한 백화점과 가두상권 등 기존 상권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금융권과 결합해 대형 쇼핑몰을 개발함으로써 패션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유통 전문가는 “지금까지 국내 패션사업은 대리점주에게 투자를 받는 프랜차이즈 방식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개발업체와 금융권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대형 쇼핑몰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개발업체들이 분양이나 임대 방식을 선호함에 따라 이러한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핵심 상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상품만 잘 만들면 됐지만, 이제는 상품은 기본이고 부동산 관리 노하우와 자금조달 능력, 규모의 경제 운영 노하우 등 관리 포인트가 늘어났다. 새로운 환경변화에 걸맞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신생 쇼핑몰들은 인지도 높은 해외 명품은 물론 「자라」 「갭」 「유니클로」 「포에버21」 「파파야」 등 대중적인 집객력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함에 따라 규모가 영세한 국내 브랜드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셔널 기업과 달리 글로벌 브랜드와 오프 라인 기반이 약한 인터넷 브랜드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매장 규모와 수수료 때문에 유통 전개에 난항을 겪었던 글로벌 브랜드들은 상권과 효율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다른 유통 관계자는 “지역별로 각종 쇼핑몰이 난립하면서 컨텐츠 구성이 쇼핑몰의 명운을 좌우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지도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겐 선택폭이 더욱 넓어졌다. 또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인근 상권에 이미 유통을 전개중인 브랜드들은 움직임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요구도 적지 않다.
「폴햄」을 전개 중인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은 “단순히 규모만 크다고 성공하는 복합 쇼핑몰이 될 수는 없다. 이미 문화적으로 성숙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문화 컨텐츠가 함께 구성돼야 한다. 최근 오픈한 한 복합 쇼핑몰도 규모와 매장 인테리어에만 투자했지 문화적인 컨텐츠는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전국적으로 난립돼 몇몇 점포 외에는 실패로 끝난 ‘아웃렛 타운’의 재판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복합 쇼핑몰이 개발되면서 패션업체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아동복 「트윈키즈」를 전개 중인 문일우 참존어패럴 사장은 “트랜드, 가격, 밸류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 이처럼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이 확립될 때 유통을 선택할 수 있다. 특정 유통에서만 잘 하는 것은 경쟁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유통채널에서도 1등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미래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