化粧, 그 경이로운 유희에 빠지다

2007-02-05 오민정 기자 

뷰티 스페셜리스트/ 이경민 「이경민포레」 원장

‘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소녀적 감성과 설레임을 간직한 이경민 원장의 얼굴에서는 엄마의 립스틱을 바르고 하이힐을 신고 있는 소녀가 연상된다. 성숙하고자 하는 욕망보다는 현실과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안달이 난 소녀. 소녀는 오렌지, 블루, 그린, 바이올렛의 화사한 컬러를 조합하여 한 손에 담고 순수한 백지와도 같은 얼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소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얼굴은 조금씩 다채롭게 변화한다. 소녀에게 화장은 마치 신비하고 매력적인 마술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경민 원장에게 메이크업은 어린 시절 엄마의 립스틱을 처음 발랐을 때의 환희와 설레임, 그 느낌을 찾고 나누기 위한 작업이다.
<편집자주>

Lee Kyung Min

1964년 서울 출생. 성신여대 서양화과 재학 당시 광고 메이크업계에 입문하여 연예인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이영애, 최지우, 김남주, 신애라 등의 톱스타들의 이미지 변신에 항상 그녀가 있었으며 정형화 되어 있던 신부 메이크업에 다양하고 개성 있는 감각을 불어넣기도 했다.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 위에 스타일을 더할 뿐’이라고 얘기하는 그녀는 메이크업에 있어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조화를 중요시 한다.
현재 「이경민포레」라는 헤어&메이크업 뷰티 살롱과 메이크업 전문 학원 ‘아트쿨’을 운영하며 광고, 메이크업쇼, 패션쇼, 웨딩 등 다양한 부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박물관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메이크업 작품 사진이 전시되기도 했고, 2003년에 이어 올해에도 미스 유럽 선발대회 메이크업 디렉터로 선정되었다.
또한 2005년에는 국내 최초 프레스티지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비디비치 by 이경민」을 런칭, 해외 유명 뷰티샵에 입점하는 등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어린 이경민에게 얼굴은 장난감이자 스케치북이었다. 갑자기 기울어진 가세 때문에 어머니는 돈 버느라 항상 바뻤고, 언니와 오빠들은 공부하느라 막내까지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낄 때마다 소녀는 엄마의 화장대 앞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었다. 립스틱 한번에 생기가 돌고, 펜슬 한 번에 마음이 가득해졌다. 화장은 얼굴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으면서 소녀의 감성은 더 무르익어갔다.
어느 새 훌쩍 자란 소녀는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첫 갈림길에서 그림을 택했다. 서양화과에 입학한 것이다. 소녀가 생각하기에 그림은 어릴 적 자신의 화장 놀이와 다른 점이 없었다. 단지 자신의 얼굴보다 훨씬 넓어진 캔버스, 자신이 가지고 놀던 것보다 좀더 커진 붓만 빼고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 속 한 구석이 아련해왔다. 순수 미술을 하면서도 충족되지 못한 갈망에 잠이 들 수 없었다. 입체적인 사람의 얼굴을 순식간에 바꾸어놓는 화장의 매력. 그 어떤 그림보다도 더 예술적이라 생각되었던 화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 결국 이경민은 종이 대신 얼굴을 택했고 물감 대신 립스틱을 집어 들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로 나섰다.

‘화장 잘 하는 여자’ 이경민
이경민은 대학 3학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오빠 친구에게 말해 광고 메이크업을 시작한 것이다. 남들은 순수미술을 하던 미대생이 화장이 웬말이냐고 비웃었지만, 이경민은 화장품 가방을 들고 현장에서 밤을 새던 그 시절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한다.
각종 CF와 패션 카탈로그 작업을 하면서 점점 ‘이경민’이라는 이름 석자가 알려지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명 탤런트와 배우들에게 아직 어린 그는 “화장 정말 잘 하는 애”로 불리기 시작했다.
“제가 일찍부터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다 보니, 친분으로 성공한 것 아니냐는 소리도 간혹 들었어요. 아무리 연예인들과 언니, 동생 한다 해도 실력이 없다면, 그들이 저를 다시 찾지 않겠지요.”
1988년 자신의 살롱도 없던 시절, 그녀는 충무로에 3평짜리 조그만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나선다.
이 시절 ‘산소 같은 여자’라는 광고를 찍었던 이영애는 이경민의 손에 의해 당당한 전문직 여성으로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 화제를 일으켰다. 청순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최지우 역시 이경민에 의해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게 되었다.
이경민은 그 후 ‘신부 메이크업 전문가’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이름 앞에 붙이게 된다. 1995년 있었던 신애라와 차인표의 결혼식에서 신부 신애라를 메이크업 했던 것이 소문이 난 것이다.
강하고 진한 보라색 일색이었던 기존 메이크업에서 벗어나 신애라에게 연한 오렌지 립스틱으로 웨딩 메이크업을 해주었다. 당시 CF 작업을 함께 했던 신애라가 연한 오렌지 립스틱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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